총림성사(叢林盛事)

68. 드센 터를 누르고 살다 / 이령암주(二靈菴主)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20:21
 

68. 드센 터를 누르고 살다 / 이령암주(二靈菴主)



이령암주(二靈菴主)는 소주(蘇州)사람이다. 처음 진정(眞淨克文)스님을 찾아뵙고 후일 늑담 응건(泐潭應乾:1034~1096)스님에게 공부하여 깨친 바 있었다. 동절(東)지방으로 돌아가 설두산 중봉암(中峰庵)에 주석하였는데 그의 자리 아래에는 항상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처음 천동 보교(天童普交:1048~1124)스님과 동행하면서 두 사람 다 결단코 세상에 나가지 않겠노라고 맹세하였는데 후일 보교가 맹세를 어기고 세상에 나가 태백산(太白山)의 주지를 하자, 지화(知和:이령암주)스님은 마침내 그와 절교하고 중봉에서 여러 해를 살았다. 그 산은 몹시 드세어서 얼마 살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된다는 말이 있었다. 이에 지화스님은 호미로 산맥을 잘라버렸다. 그러나 대제(待制) 진공(陳空)이 시로 유인하여 이령암의 주지로 있게 하자 1~2년이 못되어 많은 납자들이 몰려와 작은 절을 이루게 되었다. 그의 명성이 궁중에까지 알려져 여러 차례 천자의 조칙이 내렸으나 응하지 않았다.

지금도 유적이 남아 있으며 많은 게송과 법문이 세상에 알려져 있다. 이령암은 근강(勤江)월파(月波)가운데에 있는데 순희(淳熙)연간(1174~1189)에 별봉 보인(別峰寶印)스님이 유두사(乳竇寺)에서 경산사로 부임하는 도중에 그곳을 지나면서 게를 지었다.



일만 이랑 너른 호수 잔잔한 물결 위에

이령산의 산빛이 겹겹이 푸르러라

돛단배 너울너울 하늘가를 향하노니

머리돌려 바라보나 지화스님 뵐 낯 없네.

萬頃湖光瀲氵艶中  二靈山色翠重重

片帆我欲天邊去  回首和公有媿容



스님의 높은 도풍을 상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