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꿈속에 지은 게송 / 용구 혜인(龍丘慧仁)법사
용구 혜인(龍丘慧仁)법사가 꿈속에 다음과 같은 게를 지었다.
잠방이는 벌써 떨어지고
바지도 다 떨어졌네.
얼음처럼 옥처럼 깨끗한데
지팡이 들어 금을 그어 놓으니
천지에 하나도 남은 게 없구나
그만두어라
호로박이며 경쇠를 칠 게 없구나.
棍旣破袴又送 多少氷淸玉潔
一條藜杖劃斷 天地更無殘闕
別別 不須擊胡蘆磬鐵
초연거사(超然居士)는 이 시를 보고 대단히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까치집에 비둘기가 사는구나, 참으로 우스운 이야기이다."
이 말을 듣고 설당(雪堂道行)스님은 그에게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 큰스님들도 교종에 있다가 깨친 사람이 많으니, 이를테면 백장(白丈懷海)․대주(大珠慧悔)․동산(洞山良介)스님 등이 모두 그러한 분들입니다."
초연거사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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