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제방의 주지를 경계하는 글[垂誠文]을 짓다 / 운거 서(雲居 舒)선사
운거 서(雲居舒)스님은 `수계문(垂誠文)"을 지어서 총림에 퍼뜨렸는데 제방의 주지를 경계하는 내용이었다. 늙고 병든 이를 편안히 머물게 해야하며, 젊은 사람들만 골라서 머물게 하는 일은 교화에 큰 손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고사목(枯死木)과 노승은 산문의 한 경관이라는 이야기다.
이 `수계문"과 관련지어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한 노승이 오문(吳門) 만수사(萬壽寺)를 찾아갔는데 그 곳 주지가 머물 것을 허락하지 않고 노승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늙었는데 어찌하여 작은 절을 찾아가지 않소.
당신같은 사람은 나무나 한 그루 심을 수 있을 것이오."
노승이 응수하였다.
"그대는 애당초 인연이 닿지 않아 주지가 되지 못했더라면 아마 도처에서 나무나 심고 있었을 것이다."
주지가 부끄러워 대답하지 못하자 노승은 게를 써 놓고 떠나갔다고 한다.
강호에서 몇 차례나 소를 삼켰던 기백이던가
늙으니 비로소 모두가 근심이라는 것을 알았노라
권하노니 후생들이여 부지런히 노력하시오
보아라 나무 심을 날이 너희 앞에 있음을.
江湖幾度氣呑牛 年老方知總是愁
奉勸後生宜勉勵 看看種樹在前頭
당시 태수 왕좌(王佐)가 이 소식을 듣고 모든 사찰에 명을 내려 머물려는 승려를 가리지 못하도록 하였으니, 그것이 소위 불종자(佛種子)를 단절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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