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어서화(東語西話)

33. 예법과 도는 어떤 관계인가 ?

通達無我法者 2008. 2. 27. 20:17
33. 예법과 도는 어떤 관계인가 ?


우리 총림에서 읍하고 사양하며 올리고 내리는 것을 예(禮)라 하고,
매질하고 물리치며 욕을 보이는 것을 법(法)이라 한다.
옛 사람들이 체득한 도를 실천하고자 하면
반드시 예와 법으로써 보완해야만 도가 시행되었다.
예(禮)란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며,
법(法)이란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상태에서 그 잘잘못을 다스리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도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다면, 어찌 반드시
예를 의지해야만 올바르게 되고 법으로 다스린 뒤에야 따르겠는가?
절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총림에서 예와 법을 사용하는 까닭은
마치 국가에서 전쟁을 하는 이유처럼 부득이해서 그러는 것이다.
다만 예와 법을 통해서,
올바로 참선하려는 납자의 마음씀씀이와 행동거지를 바로 잡으려는 뜻이다.

혹시라도 지극한 도에 근본을 두지 않고 예와 법에 융통성이 없다면,
이런 예는 헛된 속임수에서 나왔으며
법은 오히려 원수인 적과 가깝게 된다.
헛된 속임수는 예를 잊기 쉽고, 원수같은 적은 법을 뒤바꿔 놓는다.
그렇다고 예가 사라지고 법이 변하면 그 마음씀씀이 또한 크게 파괴된다.
그러니 그밖의 잘잘한 예의범절은 말해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