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도반 여러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윤회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모두 참마음[眞心]을 일으키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다. 참마음은 바깥 경계와 부딪치는 바로 그자리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사량분별을 통해서 나타나지 않는다. 비유하면 마치 남이 나를 악하게 헐뜯는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서 화가 나서, 몸과 마음의 경계는 물론 견문각지(見聞覺知)가 모두 성내는 것과 같다. 나아가 밥먹는 것도 잠자는 일도 모두 잊고 꿈 속에서도 그것이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원망을 품고 종신토록 잠시도 잊지 못하는 것과 같다. 화내는 것은 수많은 8만 번뇌 중의 겨우 한 번뇌에 해당할 뿐이다. 번뇌 하나가 그럴진대 나머지 모든 번뇌도 다 그렇다. 번뇌끼리 서로서로 섭입해서 자물쇠 고리처럼 연결연결되어 생사를 이루어 끊임없이 거기에 흘러들어 간다. 참선하여 이 생사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 즉 남들이 생사(生死)에 대해서 이러니 저러니 언어나 문자로 사량분별하는 소리를 듣기만 하면 곧바로, 나를 악하게 헐뜯는 소리로 여겨서 분한 마음을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경교(脛敎)에서 한 말을 끌어들여 알음알이를 조작하여 사량하려 하지 말라. 오직 분하고도 분한 마음이 마음 속에서 떨쳐버리려 해도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해야만 한다. 만일 담박에 깨치지[頓悟] 못하면 죽더라도 그만 두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이 마음 먹는다면 생사의 대사를 깨닫지 못하겠으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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