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어서화(東語西話)

51. 올바른 정진의 태도는 어떤 것인가 ?

通達無我法者 2008. 2. 27. 20:51
51. 올바른 정진의 태도는 어떤 것인가 ?


염송(念誦)에 이르기를,
"대중들은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일종의 비유로써 이보다 더 적합한 것은 없다.
머리에 붙은 불을 그대로 둔 채로는,
매우 굶주린 상태에서 음식을 만나더라도
그 불을 끄지 않고는 먹을 겨를이 없다.
또 너무나 피곤해도 그 불을 끄지 않고는 누구라서 편안히 잠잘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이 아무리 배고프고 쉬고 싶더라도
그 불을 끄지 않고는 결코 쉬거나 먹을 수 없다.
혹 머리의 불을 끄지 못한 채로 빈들빈들 논다면,
비록 불조(佛祖)와 같은 성현이라도 그래서는 안되리라는 것을 알 것이다.
가령 머리의 불을 끄려는 듯이 정진하는 생각이 한결같이 사무쳐,
바로 그 자리에서 몸과 마음을 마치 견고한 병기와
삼엄한 성곽처럼 늠름하게 하여 조금도 범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생사의 업식과 알음알이로 전도된 것을
버리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된다.

지금도 총림의 강유(綱維)가 있는 곳 치고는
매월 8일이면 대중들을 엄연하게 모아놓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량(擧揚)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듣는 사람은 마치 진(秦)나라 사람이 월(越)나라 사람의 비대하고
수척한 모습을 보듯 무관심하기만 하다.
또는 흙으로 만든 허수아비가 배우가 북을 치고 피리부는 소리를 듣더라도
전혀 감동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정진을 게을리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정진하는 모습을 듣고 보는 것조차도 싫어한다.
이는 일 없는 것이 상쾌한 것만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슬프다.
인심이 거칠어져 모두가 이토록 게을러졌구나!
설사 백장(百丈)스님께서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하시더라도
이런 사람은 어떻게 해볼 수가 없구나!
어찌 해볼 수가 없구나!

ㅡ終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