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도 잘못된 것
9-7-19 問 若言無師自證者 卽墮自然之計 執從他解者 仍涉因緣之門. 且大道之性 非是自然 亦非因緣 云何開示 而乖道體. 答 爲破他求故 說須自證 爲執自解故 從他印可. 若當親省之時 迷悟悉空 自他俱絶 非限量之所及 豈言論之能詮. 所以 牛頭初祖云 夫道者 若一人得之 道卽不遍 若衆人得之 道卽有窮. 若各各有之 道卽有數 若總共有之 方便卽空.
문 : 만약 스승 없이 스스로 증득한다고 말한다면 곧 도가 자연히 이루어진다는 계교에 떨어지며, 다른 사람의 가르침에서 도를 알았다고 집착하면 인연의 문을 섭렵하는 것입니다. 하물며 대도(大道)의 성품은 자연도 아니고 또한 인연도 아니니 당신이 어떻게 가르친다 해도 도의 본체와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답 : 다른 사람에게 구하는 것을 타파하기 위하여 모름지기 스스로 증득해야 한다고 설파하였고, 스스로 알았다고 집착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인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만약 몸소 깨달아서 미혹과 깨달음이 다 공(空)하여 자타(自他)의 경계가 모두 끊어진 곳에 있다면 한정된 생각으로서 미칠 바가 아닌데, 어찌 이 자리를 언어의 논리로 나타낼 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두종(牛頭宗)1)의 초조(初祖)인 법융 선사는 “도를 만약 한 사람만 얻는 것이라면 곧 도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며, 여러 사람이 얻는 것이라면 도는 도를 얻는 사람의 수만큼 한정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도를 여러 사람 각자가 가지고 있다면 도는 곧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것이며, 전체가 모두 공유하고 있다면 도를 얻기 위한 방편은 곧 공허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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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修行得之 造作非眞 若本自有之 萬行虛設 何以故 離一切限量分別故. 明知 說自說他 言得言失者. 若約聖敎 則是隨世語言 破執方便 若依意解 盡是限量分別 不出情塵. 但不執敎以徇情 則方見性而達道. 問 初心學人 悟入此宗 信解圓通 有何勝力.
만약 수행하여 이를 얻는다면 조작되어 참답지 않으며, 본래 스스로 존재한다면 만 가지 행이 헛된 것이니, 왜냐하면 도란 일체를 분별하는 한정된 사고방식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타와 득실을 구별하여 이야기하는 뜻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성인의 가르침을 기준한다면 세상의 언어를 수순하여 집착을 깨는 방편이 되나, 분별하여 아는 것에 의지한다면 모두가 일체를 분별하는 한정된 사고방식으로 알음알이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단지 가르침에 집착하여 알음알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바야흐로 견성하여 도를 통달하는 것이다.
문 : 처음 배우는 학인이 종지를 깨달아 믿음과 지혜가 뚜렷하게 통한다면 어떤 수승한 힘이 있게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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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 若正解圓明 決定信入 有超劫之功 獲頓成之力. 雖在生死 常入涅槃 恆處塵勞 長居淨刹 現具肉眼 而開慧眼之光明 匪易凡心 便同佛心之知見. 如太子具王儀之相 迦陵超衆鳥之音 將師子筋爲琴絃 餘音斷絶 以善見藥而治病 衆患潛消 若那羅箭之功 勢穿鐵鼓 似金剛鎚之力擬碎金山 則煩惱塵勞不待斷而自滅 菩提妙果弗假修而自圓.
답 : 만일 뚜렷하고 밝은 것을 바르게 이해하여 확실하게 믿는다면 여기에 겁(劫)을 초월하는 공능이 있어 대번에 부처님이 될 수 있는 힘을 획득한다. 비록 생사에 있더라도 항상 열반에 들어가며, 항상 번뇌에 있으면서 청정한 국토에 거주하며, 현재 육안을 가져도 지혜로운 눈의 광명을 열 것이며, 범부의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서 문득 부처님의 지견과 같아질 것이다.
이것은 마치 태자가 왕이 지닌 위엄을 갖춘 것과 같으며, 가릉빈가의 아름다운 노래가 뭇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초월하는 것과 같으며, 사자의 힘줄을 가지고 거문고 줄로 사용하니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의 줄이 끊어지는 것과 같으며, 선견약(善見藥)으로 병을 치료하니 슬며시 모든 병환이 사라지는 것과 같으며, 나라(那羅)가 쏘는 화살의 공력이 힘차 철로 만든 북을 뚫는 것과 같으며, 쇠로 만든 산을 금강 철퇴의 힘으로 부수는 것과 같다. 곧 번뇌를 끊으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지며, 깨달음의 오묘한 결과로 수행하는 방편을 빌리지 않아도 스스로 원만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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乃至 等冤親 和諍論 齊凡聖 泯自他 一去來 印同異 融延促 混中邊. 世出世間 不可稱不可量 不可說不可說之力 莫能過者 亦名佛力 亦名般若力 亦名大乘力 亦名法力 亦名無住力. 所以 先德 釋云 無住力持者 則大劫不離一念. 又云 色平等是佛力 色旣平等 則唯心義成. 故知 觀心之門 理無過者 最尊最貴 絶妙絶倫. 有刹那成佛之功 頓截苦輪之力.
원수나 친한 이가 평등하여서 다투는 논쟁을 화합하며, 범부와 성인의 경지가 가지런하여 자타의 구별이 사라지며, 가고 옴이 하나로 같거나 다름을 인가하며, 늘리거나 좁힘에 원융하여 바른 견해와 틀린 견해가 하나로 되는 것이다. 세간과 출세간에서 무어라 칭하고 헤아릴 수 없는 불가설불가설의 힘으로도 능가할 수 없는 이것을 부처님의 힘이라고 하며, 또한 반야의 힘이나 대승의 힘이라고 하며, 또한 법력이나 머물 것이 없는 힘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옛 스님은 이것을 풀이하여 “머물 것이 없는 힘을 지닌 자는 영원한 시간이 한 생각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였고, 또 “일체의 색(色)에 평등함이 부처님의 힘이며, 색에 이미 평등하면 오직 마음이라는 이치가 성립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마음을 관하여 이치에 허물 없음이 가장 존귀하고 절묘하며 차제가 끊어졌다는 것을 알 것이다. 찰나에 성불하는 공력으로 단번에 육도 윤회의 고통을 끊어내는 힘이 있는 것이다.
1) 중국 선종의 하나로 제4조 도신(道信)의 문하 법융(法融) 선사를 종조(宗祖)로 한다. 일체개공(一切皆空)을 종지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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