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조 아난(阿難) 존자
왕사성(王舍城) 사람이며, 종성은 찰제리요, 백반왕(白飯王)의 아들로서 부처님의 사촌 동생이다. 전생에는 금룡존불(金龍尊佛)이더니 금생에 여래에게 제도되어 법의 깃대[法幢]를 세우고 6만 대중을 교화하였으며, 부처의 해를 높이 달아 미혹한 무리를 널리 비추고, 넓게 달통하고 모두 다 잘 지니어 많이 아는 이 중에서 제일이었다. 조사가 거닐다가 어느 대밭 가에 이르니, 어떤 비구가 부처님의 게송을 잘못 외웠다.
사람이 1백 년을 살아도
큰 강물이 마르는 것을 보지 못하면
하루를 살아서
그것을 보는 것만 같지 못하다.
若人生百歲 不見水潦涸
不如生一日 而得覩見之
아난이 이 말을 듣고 탄식했다.
'세상의 어떤 범부는 뭇 부처님의 뜻은 알지도 못하고, 공연히 4위타(圍陀 : 베다)만을 쌓아 두고 있으니, 빈 몸으로 조는 것만 못하리라.'
이렇게 탄식하고는 비구들에게 말했다.
"이는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다. 지금 내가 부처님의 게송을 읊으리니 들으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사람이 1백 년을 살아도
부처님의 기틀을 알지 못하면
하루를 살면서 분명히 알아
깨닫는 것만 못하다.[나머지는 『보림전(寶林傳)』의 말씀과 같다.]
若人生百歲 不會諸佛機
未若生一日 而得決了之
그 때에 아난이 상나화수(商那和修)에게 말했다.
"여래의 정법안장을 내가 전해 받았고, 내가 이제 그대에게 전하나니, 그대는 이 가르침을 널리 펴서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는 다시 말전지(末田底)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대에게 예언하시기를 '내가 멸도한 지 120년에 계빈국(罽賓國)에 말전지라는 비구가 있어 불법을 크게 떨치리라' 하셨느니라."
그 때에 상나화수가 말전지와 함께 아난 존자를 섬겼는데, 말전지는 제자가 없었고, 상나화수는 제자가 하나 있었으니, 우바국다(優婆鞠多)라 하며, 인도 나한종(羅漢宗)의 우두머리였다. 그 때에 아난이 법을 전하고 다음과 같이 송했다.
본래 있음의 법을 전했더니
전한 뒤엔 없음의 법이라 하더라.
제각기 깨달았으니
깨달은 뒤엔 없음의 법도 없더라.
本來付有法 付了言無法
各各旣自悟 悟了無無法
조사가 법을 전하고는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18종류의 변화를 일으키다가 풍륜분신(風輪奮迅)삼매에 들어 몸을 네 조각으로 내어, 한 몫은 도리천(忉利天)에 바치고, 한 몫은 사갈라용왕(沙竭羅龍王)에게 바치고, 한 몫은 비사리왕(毗舍離王)에게 바치고, 한 몫은 아사세왕에게 바치니, 모두가 탑을 세워 공양하였다. 아난이 열반에 든 때는 중국 주(周)의 제10대 여왕(厲王) 12년 계사(癸巳)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다문(多聞)의 경희가
법의 깃발을 드높이 세웠다.
부처님의 황금 게송을 전했고
조사의 은빛 항아리를 이었다.
多聞慶喜 高建法幢
傳佛金偈 繼祖銀釭
자비가 제일이고
지혜는 견줄 이 없다.
음광여래의 후계이니
가을 강의 달빛일런가.
慈悲第一 智慧無雙
飮光後囑 月印秋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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