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조 불타난제(佛陀難提) 존자
가마라국(迦摩羅國) 사람이며 성은 구담바(瞿曇波)이다. 태어날 때부터 정수리에 구슬이 있었는데 구슬빛이 아주 찬란하였다. 나이가 40이 되어서야 바수밀을 만나 출가하게 되었고, 이내 성스러운 과위를 증득하고서 유행(遊行)하면서 교화를 폈는데 제가국(提迦國)에 이르자, 복타밀다(伏馱密多)라는 사람이 조사에게 게송으로 물었다.
부모도 나의 친한 이가 아니거니
누가 나의 가장 친한 이인가?
모든 부처님도 나의 도가 아니거니
누가 나의 가장 옳은 도인가?
父母非我親 誰爲最親者
諸佛非我道 誰爲最道者
이에 조사가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대의 말이 마음과 친하면
부모와 견줄 바 아니요
그대의 행이 도와 합하면
모든 부처님의 마음과 하나가 된다.
汝言與心親 父母非可比
汝行與道合 諸佛心卽是
밖으로 형상 있는 부처를 구한다면
법과는 비슷하지도 못하거니와
그대의 근본 마음을 안다면
합함도 아니요 여읨도 아니리.
外求有相佛 與法不相似
若識汝本心 非合亦非離
그 때에 복타밀다는 존자의 이런 묘한 설법을 듣고 오체투지(五體投地)로 정중히 예를 올리니 존자가 출가하게 하고, 이어 성인들에게 명하여 구족계를 주게 하였다. 그 때에 불타난제 조사가 복타밀다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대법안을 가섭에게 전하셨고, 한 사람 한 사람 거쳐서 내가 여덟째가 된다. 그대는 법보를 받아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들으라.
허공은 안팎이 없고
마음 법도 그러하다.
허공의 까닭을 깨달으면
진여의 이치를 통달한 것이다."[자세한 것은 본전과 같다.]
虛空無內外 心法亦如是
若了虛空故 是達眞如理
조사가 열반에 든 것은 주의 제24대 경왕(景王) 12년 병인(丙寅)이었다. 정수 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불타난제 조사가
미혹의 무리를 크게 교화하니
마음은 안팎이 없고
법은 높고 낮음이 없다.
佛陁難提 大化群迷
心無內外 法離高低
5천축의 논장(論將)이요
삼계의 구름 사다리라네.
우뚝한 참모습의 기상이여,
남쪽·북쪽·동쪽·서쪽이로다.
五天論將 三界雲梯
卓然眞氣 南北東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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