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10장) 3. 사자좌(師子座)를 맹세하다〔誓師子座〕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20:44

 

 

 

유송(劉宋)의 축도생(竺道生)스님은 「열반경(涅槃經)」을 강론하면서

   “천제(闡提 : 부처될 종자가 없는 중생)도 모두 성불한다.”

하자, 옛날에 배웠던 법사들이 삿된 소리라 하며 물리쳤다.   축도생은 맹세하였다.

   “나의 설명이 경전의 의미에 맞지 않는다면 현재 이 몸으로 악한 과보 받기를 원하옵고, 실로 부처님 마음에 계합했다면 내 생명을 버릴 때 사자좌(師子座)에 의거해 주옵기를 원하옵니다.”

   그리고는 오군(吳郡) 호구산(虎丘山)에 들어가 돌을 세워서 제자로 삼고「열반경」을 강론하는데, ‘천제에게도 불성이 있다’ 는 대목에 이르러 말하기를,

   “내 설명이 부처님의 마음에 계합하느냐? ”

하였더니, 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열반경」 끝 품(品)을 강론하는데 과연 ‘천제도 불성이 있다’ 라고 되어 있었다.   뒤에 여산(廬山)에서 「열반경」강의를 끝내자마자 대중들은 주미(麈尾 ; 불진)가 홀연히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는데, 그때 스님은 단정히 앉아서 열반하셨다.

 

   찬탄하노라.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말은 불완전하나 의미는 완전하다” 하셨으니

  「열반경」에서 천제를 논하심이 바로 이 말씀이다.

   그러니 맨 뒷 품까지를 어찌 기다리겠는가?

   통달한 사람은 이치에 회합하고

   얽매인 사람은 문자에 집착하나니

   어찌 천제 한 문제뿐이겠는가?

   그런데도 도생스님은

   정견(正見)에서 흔들리지 않아 금석처럼 견고하였고

   죽어서도 맹세를 어기지 않아 고금에 밝게 빛났으니

   아--, 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