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10장) 5. 계율 폐지했던 일을 참회하다〔廢戒懺悔〕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20:47

 

 

 

제(齊)나라 승운(僧雲)스님은 보명사(寶明寺)에 살았는데 강론으로 저명하였다.   

4월 15일, 계율을 지송하는 자리에서 대중에게 고하였다.

   “계율은 누구나 다 외워 알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수고롭게 자주 듣는가?  

한 스님에게 이론을 세워 후진들을 깨우쳐 주도록 하여도 될 것이다.”

 

   이에 대중들은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드디어 계율 외우는 의식을 폐지해 버렸다.   

7월 15일에 대중이 모였는데 홀연히 승운스님이 보이지 않았다.  

사방으로 찾아나서 옛 무덤 가운데서 찾아내었는데 몸에는 유혈이 낭자하였다.  

그 까닭을 묻자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떤 사나운 무사가 큰 칼을 잡고 무서운 소리로 꾸짖으며 말하기를, ‘승운아 너는 어떤 사람이길래 감히 포살(布薩)을 폐지하고 허망하게 이론 세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하느냐?’ 하더니 즉시 칼로 나의 몸을 베었는데 고통을 참기가 어려웠다.”

 

   곧 부축을 받아 절로 되돌아온 스님은 정성을 다해 참회하였다.   

그리하여 10년이 지나도록 지극 정성으로 의식에 의거하여 포살을 행하였다.  

임종하는 날에는 특이한 향이 와서 맞이하더니 흔연히 서거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모두가 스님이 금생에 잘못을 징계받고 고쳤던 것을 가상하게 여겼다 한다.

 

   찬탄하노라.

 

   요즈음 세상에는 경론만을 숭상할 뿐 계율은 경시하니

   불법 생긴 이래로 보름마다 계율 지송하는 법을

   거행하는 자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지 못하겠다.

   산문에서 폐지된 법도를 일으키려 하나 사람들은 믿지 않으니

   과보가 분명하다는 사실을

   승운스님의 징벌에서 볼 수 있지 않은가?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