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무종의 폐불과 선종의 부흥 / 당(唐) 선종(宣宗)
당나라 선종(宣宗)이 왕이 되기 전의 일이다. 무종(武宗)이
그의 훌륭함을 시기하여 여러 차례 죽이려고 하였으나 내시 구
공무(仇公武)의 도움으로 피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사태가 급
박해지자 공무는 선종을 삭발시켜 비구승으로 위장한 후 사방
을 돌아다니게 하였다. 그리하여 선종은 수많은 천하 명산을
구경하다가 항주 염관사(鹽官寺)에 이르렀는데 마조 도일(馬祖
道一 :709~788)스님의 으뜸 제자 제안(齊安 : ?~842)스님이
첫눈에 보통사람이 아님을 알고 특별히 대우하였으므로 염관사
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었다. 마침내 선종이 즉위한 후 제안
스님을 만나보려고 하였으나 이미 서거한 지 오래였다.
앞서는 무종이 불교를 탄압하였었는데 선종에 와서는 다시
흥성하게 되었으니 불법의 흥망성쇠가 시운에 달려있다 하겠
다. 하지만 어찌 제안스님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겠는
가? 또한 구공무의 덕은 한나라 병길(병吉) 에 견주어 부끄러
울 바 �는데 「신서(新書)」에서 이를 생략하고 제안스님의 전
기만을 기록한 것은 한탄스러운 일이다.
과거에 제안스님의 영정에 찬(贊)을 쓴 이가 있었다.
세계를 한낱 티끌로 여기니
허공에 떠있는 꽃, 꿈 속의 몸이라
황제를 알아 본 사람이라 말하지 말라
천안(天眼)으로 천인(天人)을 알아보시는 분.
巳將世界等微塵 空裏浮華夢裏身
勿謂龍顔便分別 故應天眼識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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