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18. 구마라즙의 어린시절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09:53

 

 

 

진(晋)나라 구마라즙(鳩摩羅什:344~413)스님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사륵국(沙勒國)에 가서 부처님의 발우를 이마위로 받들었다.  

그때 ‘이렇게 큰 발우가 어찌하여 이토록 가벼울까?’ 

하고 생각하는 찰나에 갑자기 발우가 무거워지자 깜짝 놀라 소리치면서 발우를 땅바닥에 놓쳐버렸다.

 

그의 어머니가 까닭을 묻자, “제 마음에 분별이 있는 까닭에 발우가 가벼웠다 무거웠다 하였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여기에서 나는 일체 모든 법이란 생각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므로 생각이 일어나지 않게 되면 그것이 허공과 같아짐을 알게되었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은 견처와 수행이 지리멸렬하여 영험한 효과가 옛날 같지 않은데 어째서일가?

 

모두가 허망하고 어지러운 생각으로 마치 곤히 잠든 꿈속의 일과 같아서 마음의 힘이 약하고 어둡기 때문이다.   

아!  누구에겐들 충성하고 효도할 마음이 없으랴마는 유독 왕상(王祥)*이 얼음 위에 눕자 잉어가 뛰어오르고 경공(耿恭)*이 우물에서 축원하자 맑은 물이 솟구쳐 오른 것은 왜일까? 

하나에 마음을 쏟았기 때문에 그림자와 메아리처럼 빠르고 신령한 응보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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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西晋)때 태보(太保)를 지낸 왕상(王祥)은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의 계모가 생선을 먹고 싶어 하였을 때, 얼음 위에 누워 녹기를 기다려 얼음을 깨고 잉어 두 마리를 잡아다드렸다는 고사가 있다.

* 경공(耿恭) : 동한(東漢) 부풍(扶風) 무릉(茂陵)사람으로 자(字)는 백종(伯宗).   명제(明帝) 때 북쪽 흉노의 침입을 받아 군사 수백명을 거느리고 반 년 동안 성을 지켰다.   성안에 식량과 물이 끊겼는데도 우물을 파고 무기를 땔감으로 쓰면서 구원병이 올 때가지 결국 13명이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