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백(棗栢)스님과 청량 징관(淸凉澄觀:738~839)국사는 모두 화엄경을 널리 밝히신 분으로 그들의 논소(論疏)는 천하에서 으뜸이었다. 그러나 두 분의 몸가짐은 전혀 달랐다.
조백스님은 거리낌없이 맨발로 다니며 호탕하고 자유자재하여 모든 일에 걸림없는 마음을 지녔지만, 청량국사는 꼼꼼하고 엄숙하여 옥을 깎아 다듬듯하였으며, 5욕번뇌(五欲煩惱:五色糞)를 두려워하고 10가지 원[十願]으로 몸가짐을 지켰다.
사람들은 흔히들 조백스님의 호탕함을 좋아하고 청량국사의 고루함을 비웃으면서 화엄종에서라면 그래서는 안될 것이라고 평하였지만, 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조백스님이 머리를 깎고 비구가 된 바에야 청량국사처럼 몸가짐을 갖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화엄경」은 기연(機緣)을 만나는 대로 바로 종지가 되어 법에 맞는 것이므로 관점이 뚜렷한 다른 경전과는 다른것이다.
'임간록(林間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 참선과 깨침의 관계 / 달마(達磨)스님 (0) | 2008.03.12 |
---|---|
18. 구마라즙의 어린시절 (0) | 2008.03.12 |
16. 유심도리를 깨침 / 원효대사(元曉大師) (0) | 2008.03.12 |
15. 선업 닦기를 권함 / 승록 찬녕(僧錄贊寧)스님 (0) | 2008.03.12 |
14. 조사가 제자를 가르치는 뜻 / 이조 혜가(二祖慧可)스님 (0) | 2008.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