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77. 수산스님의 전법강요 / 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6:04

  

 

 

 지난날 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은 법을 전수하는 요점〔傳法綱要〕을 게송으로 읊은 적이 있다.

 

   쯧쯧 !  못난 낭군이여

   기연(機緣)이 오묘하여 아는 이 없어라

   봉림관을 깨부수고

   물 위에 신을 신고 서 있네.

 

   咄咄拙郞君    機妙無人識

   打破鳳林關    穿靴水上立

 

   쯧쯧 ! 꾀많은 아가씨여

   베틀을 세워두고 베 짤 줄을 모르는구려

   닭싸움을 뚫어지게 보느라고

   물소를 알지 못하였네.

 

   咄咄巧女兒    停梭不解織

   貪看鬪鷄人    水牛也不識

 

   뒷날 분양 무덕(汾陽 無德 : 善昭)스님이 이 게송에 주석을 붙였는데도 납자들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였다.    

이로써 살펴보면 신령스럽게 깨닫고 훤출히 벗어나던 옛사람의 바탕을 요즈음 사람으로서는 매우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내 일찌기 안타까워하며 그 게송을 읽었다.

   순화(淳化) 3년(993) 12월 5일 스님(성념)께서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내 나이 올해 예순 일곱 !

   늙고 병들어 그럭저럭 세월만 보낸다

   올해에 명년 할 일을 기록하였다가

   이듬해에 올해의 일을 더듬어보면

   명년이 와도 다 어긋남이 없으리.

 

   老僧今年六十七    老病相依且過日

   今年記取明年事    明年記著今年日

   至明年時皆無爽

 

또 이어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은세계 금색부처

   유정이고 무정이고 모두가 하나의 참다운 법

   밝음과 어둠이 다할 때 모두가 비춤이 없다가

   오후의 태양에 온몸을 보이도다.

 

   白銀世界金色身    情與無情共一眞

   明暗盡時俱不照    日輪午後示全身

 

그 후 정오에 편안히 앉아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