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76. 의심받은 불사 / 법창 의우(法昌倚遇)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5:57

  

 

 

법창 의우(法昌倚遇 : 1005~1081)스님은 북선 지현(北禪智賢)스님의 법제자이다.    

주지생활 30년 동안 화전을 일구어 농사짓고 살면서 스님들이 그 곳을 찾아오면 반드시 그를 시험해 보았다.    

홍영 소무(洪英邵武)스님과 성(聖)스님은 모두 황룡(黃龍)스님 문하의 훌륭한 제자들인데 그들과 우의가 두터웠고 그의 법구(法句)는 총림에 많이 알려져 있었다.   

회당(晦堂) 노스님이 일찌기 그곳을 지나다가 들리자 의우스님이 물었다.

 

   “전해들은 말로는 스님께서 요사이 토굴을 짓는다 하는 공사를 마쳤오?”

   “이미 마쳤습니다.”

   “인부가 얼마나 들었오?”

   “수백명이 동원되었습니다.”

   이 말에 의우스님은 화를 내며 말했다.

   “매우 좋은 토굴이겠구먼!”

   그러자 회당스님은 손을 어루만지며 웃으면서 말하였다.

   “모든 사람의 의심을 사게 되었오!”

 

   임종할 때 사람을 보내 서덕점(徐德占)을 부르니 그가 영원(靈源)스님과 함께 달려가 그 곳에 막 도착했을 때 스님께서는 침실에 앉아 사중의 일과 기물 등을 감사(監寺)에게 맡기면서 당부하였다.

   “내 이곳에 주지로 부임한 후 오늘까지 사중의 재산을 아끼고 보호라느라 스스로 이 일을 항시 맡아 왔지만 이제는 떠나가니, 그대들이 이 사찰을 빛내도록 하라.”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주장자를 들어 보이며 말하였다.

   "해보라 ! 이것을 누구에게 전할 것인가를."

   대중이 대답하지 못하자 주장자를 집어던지고 선상 위에 누워 팔을 벼개삼아 고요히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