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2. 상당 대기 - 16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21:53

 

 

 

 16.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저마다 하남(河南) 해북(海北)지방에서 와 태어난 인연이 있으니
, 그곳이 어딘지를 아느냐? 어디 한번 꺼내와 보아라. 이 늙은이가 그대들
에게 증명해 주리라. 있느냐, 있어? 모른다면 이 늙은이가 그대들을 속이리
라. 알고 싶으냐? 태어난 인연이 북쪽에 있다면 북쪽에 있는 조주스님과 오
대산의 문수보살이 다 여기에 있으며, 태어난 인연이 남쪽에 있다면 남쪽에
있는 설봉(雪峯), 와룡(臥龍), 서원(西院), 고산(鼓山)스님이 모두 여기에 있
다. 알고 싶으냐? 그렇다면 여기에서 알도록 하라. 만일 보지 못했다면 속이
지 말라. 보았느냐, 보았어? 보지 못했다면 이 늙은이가 법당을 타고 나가는
것을 보라. 몸 조심하라."


 "6국(六國)이 편안하지 못할 땐 어떻습니까?"
 "구름이 비올 기색을 띠는구나."


 "위로 올려다볼 것도 없고 아래로 자기 몸도 없을 땐 어떻습니까?"
 "몸을 숨길 만한 한마디를 어떻게 말하겠느냐?"
 그 스님이 절을 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번 놓아 주겠으니 질문 하나 던져 보아라."
 대꾸자 없자, "이 죽은 두꺼비야"하셨다.


 "무엇이 색즉시공(色卽是空)입니까?"
 "주장자로 너의 콧구멍을 쳐야겠구나."


 "스님께서는 수시로 납자들을 위해 무어라고 하십니까?"
 "아침에 쟁기 끌고 저녁에 고무래 끈다."


 "3승 5성(三乘五性)은 묻지 않겠습니다만 무엇이 납승 문하의 일입니까?"
 "해가 점점 저물어간다. 얼른 3배하라."


 "만난 지가 오래되었는데 어째서 모를까요?"
 "헤아리기 때문이지."


 "결국 어떻다는 말입니까?"
 스님은 쯧쯧 하며 말씀하셨다.
 "고요한 곳에서 갈팡질팡하는구나."


 "3계가 오직 마음일 뿐이며, 만법이 다 식일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혀 속에 몸을 숨겼다."
 "몸을 숨긴 뒤엔 어떻습니까?"
 "소로소로."


 "무엇이 자재한 작용입니까?"
 "칠구 육십삼이다."
 "무엇이 세제가 널리 퍼지는 것입니까?"
 "강서, 호남, 신라, 발해이다."


 "바람이 통하지 않는 밀실은 어떻습니까?"
 "메아리가 드러나 바람을 울린다."
 "그 밀실에 있는 사람은 누굽니까?"
 "거듭 설명해도 알아내기 어렵다."


 "그대로 이렇게 올 경우는 어떻습니까?"
 "어떻게 해서 관조가 생기느냐?"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을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앞에서 무어라고 말했지?"


 "문이 없는 곳으로 나아갈 땐 어떻습니까?"
 "3천 8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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