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2. 상당 대기 - 35

通達無我法者 2008. 3. 14. 09:07

 

 

35.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옛부터 있어온 것은 무슨 일이겠느냐? 이제 부득이 여러분에게 말해주겠
다.
 온 누리에 그 무엇이 있어 그대와 관계를 맺고 상대하고 하느냐? 만일 바
늘이든 쇠막대든 그대 앞에 거리적거리는 것이 있거든 어디 가져와 보라.
무엇을 부처라 하고 조사라 하며, 무엇을 산하대지 일월성신이라 하겠느냐.
 또 무엇을 4대 5온(四大五蘊)이라 하겠느냐?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촌
노파의 시시껄렁한 말일 뿐이니 홀연히 참되게 행각하는 납자가 이런 말을
듣고 다리를 붙들어 뜰 아래로 끌어낸다 하들 무슨 죄가 되겠느냐. 그렇긴
하나 무슨 도리에 의거하길래 그렇겠느냐? 그 달변으로 여기에서 어지럽게
말하지 말지니, 납자라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홀연히 내 발밑에서 보살핌
을 받게 되면 그 자리에서 다리를 분질러버린들 무슨 죄가 있으랴.
 이런판에 여기서 종승(宗乘)의 이야기를 묻겠느냐? 한마디로 딱 깨치게
해 줄 나의 대답을 듣고 나서 이리저리 다녀라."
 그러자 한 스님이 막 질문을 하려는데 스님은 주장자로 입을 딱 때리면서
바로 법좌에서 내려왔다.


 "사자가 기지개를 켤 땐 어떻습니까?"
 "기지개는 우선 그만두고 포효 한번 해 보아라."
 그 스님이 "녜"하자 스님은 "늙은 쥐가 찍찍대는구나"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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