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실중어요(室中語要) - 22

通達無我法者 2008. 3. 14. 14:10

 

 

22.
 앙산(仰山)스님이 "여래선(如來禪)은 사형(師兄:香嚴)이 알았다고 인정하겠습
니다만..."*이라고 한 말을 꺼내는데 어떤 스님이 물었다.
*앙산 혜적(仰山慧寂)스님이 사제(師弟) 향엄(香嚴)스님에게 묻기르르, "아우님
은 요즘 보는 경지가 어떻소"하니 "갑작스레 대답하려니 말이 안나오는군요"하고는 게송을 하나 지어 바쳤다.


 작년의 가난은 가난이 아니었고
 금년의 가난이야말로 진짜 가난일세
 작년엔 송곳 하나 꽂을 틈 없더니
 금년엔 송곳마저도 없어졌다오


 앙산스님은 다 듣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여래선(如來禪)만 했을 뿐, 조사선(祖師禪)은 하지 못했다."

 

 "무엇이 여래선입니까?"
 스님께서 "상대인(上大人)..." 하고는 다시 부채를 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것을 부채라고 부채라고 부르는데, 그대는 무엇이라고 하겠느냐?"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채 위에서 설법을 하고 등롱 속에 몸을 숨긴다. 어떠한가?"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스님의 선입니까?"
 스님은 꾸짖었다.
 "원래 여기에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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