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굴청선사훈동행 月窟淸禪師訓童行
咨爾[1]童行, 聽予誡云! 高以下基, 洪由纖起,[2] 古今賢聖, 莫不由斯. 儒宗頗多, 釋氏尤甚, 玆不繁引, 略擧二三. 虞[3]‧夏[4]至尊, 尙曾歷試, 可‧能二祖,[5] 猶服勤勞, 一念因眞, 千生果實, 若其濫服, 終無所成, 任是毁形, 徒增黑業. 爾等童耋,[6] 今各顓誠, 履實踐眞, 無隨流俗, 處淸淨地, 生難遭心, 見佛逢僧, 克勤敬慕. 如能反責, 可謂丈夫.[7] 施主交肩, 宜先祗揖, 同衣相見, 莫後和南. 夕火晨香, 常常勿懈, 齋餐蚤粥, 念念興慙. 當直殿堂, 供過寮舍, 宜勤拂拭, 無怠應承. 進止威儀, 上流是則, 言黙要道, 下輩休詢. 貝葉固合精通, 墳典[8]尤宜博學. 稍知今古, 方解爲人, 若似啞羊, 出家何益.[9]如來未成佛果, 文武兼能;[10]永嘉纔作人師, 宗說俱備;[11] 睎顔‧睎驥, 子雲有言;[12] 誦箒[13]誦掃, 釋尊無誤,[14] 各須努力, 莫謾因循, 立志堅固, 不墮凡地. 故, 經云: 「立志如高山, 種德若深海.」 如斯苦口, 期汝爲人, 報答佛祖莫大恩, 拔濟衆生無量苦, 日日如是, 不愧自心. 頌曰:
負舂[15]剗草[16]示嘉模,紹續須還猛烈徒.
一念豁然三際斷,單傳肯下老臊胡.[17]
오호라 너희 아이들아 내가 경계하여 일컫는 말을 들어라! 높은 것은 낮은 것으로써 기초를 삼고 큰 것은 작은 것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임에 고금의 성현들도 이로 말미암지 않은 이가 없으니, 유가에는 자못 많고 불가에는 더욱 번성하였기에 이를 번거롭게 인용하지 않고 대략 두세 가지만 들어 보이노라.
우순虞舜이나 하우夏禹와 같이 지극히 존귀한 이들도 일찍이 시련을 겪었고 혜가慧可와 혜능慧能 두 조사도 오히려 힘든 일에 부지런하였으니, 한 생각의 원인이 참되면 1천 생이 바뀌도록 결과가 진실 되거니와 만약 외람 되게 법복을 입으면 결국에는 이루어지는 바가 없을 것이며 마음대로 형체를 허문 것이기에 단지 악업만 더 할 뿐일 것이다.
너희 아이들은 이제 각자 삼가 정성을 들여 견실하고 참된 것을 뒤쫓아 실천함에 흘러가는 세속을 따르는 일이 없이 청정한 곳에 거처하며 만나기 어렵다는 마음을 일으켜 부처님을 보거나 스님을 만나면 지극한 마음으로 힘써 경모할 지어다. 만일 능히 돌이켜 꾸짖을 수 있다면 가히 장부라 일컬을 것이다. 시주와 마주칠 때에는 마땅히 먼저 공경하여 읍해야 하며, 같은 옷 입은 사람과 마주 볼 때에는 합장하기를 나중에 하지 말라. 아침저녁으로 향과 등을 피움에 항상 게을리 하지 말 것이며, 낮에 밥 먹고 아침에 죽을 먹을 때는 생각생각마다 부끄럽다는 마음을 일으켜라. 전당殿堂에 당직을 서고 과료사過寮舍에 시중 들 때에는 응당 부지런히 털고 닦아냄에 게으름 없이 응대하고 받들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고 멈추는 위의威儀에 대해서는 윗사람들이 곧 본보기가 될 것이며, 언담과 침묵의 긴요한 도리는 아래 무리에게 묻지를 말라. 불법의 경전은 진실로 정밀하게 능통해야 하며 옛 전적은 더욱 마땅히 널리 배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고금의 일을 알아야 바야흐로 사람 위하는 일을 이해할 것이니, 만약 벙어리 염소와 같다면 출가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여래께서 아직 깨달음의 결과를 이루지 못하였을 적에 문무를 겸비하여 모두 능통하였으며, 영가는 다른 이들의 스승이 되자마자 종통宗通과 설통說通을 모두 갖추었으며, 안연처럼 되기를 원하고 준마가 되기 원한다는 자운의 말이 있으며, 추箒 자를 외우게 하고 소笤 자를 외우게 하며 석존께서 잘못이 없다고 하셨으니, 각자는 모름지기 노력하여 부질없이 머뭇거리지 말 것이며 뜻 세우기를 견고히 하면 평범한 경지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경전에 이르기를 「뜻 세우기를 마치 높은 산과 같이 할 것이며, 덕 심기를 마치 깊은 바다와 같이 할 것이다」라 하였다.
이와 같이 간절하게 말하는 것은 그대가 사람이 되어서 부처님의 막대한 은혜에 보답하고 중생을 한없는 고통으로부터 구제하여 건네주기를 바라는 것이니, 날마다 이와 같이 한다면 스스로의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송頌하여 이르기를:
돌 짊어지고 방아 찧은 일과 풀을 벤 일은 아름다운 모범을 보인 것이니,
이를 계승하려면 모름지기 맹렬한 무리라야 할 것이다.
한 생각으로 활연히 통하여 삼제三際를 끊으면,
홀로 전하는 것이 어찌 늙은 달마만 못하겠는가.
【1】咨嗟也, 爾汝也.
【2】合抱之木, 始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3】虞, 國名, 其帝名舜, 起自耕稼陶漁.
【4】夏亦國名, 其主號禹, 治洪水時, 手足賆胝焉.
【5】二祖慧可, 求乎心法以至立雪斷臂; 六祖, 帶石夜舂‧守網獵中.
【6】十五曰童, 八十曰耋. 耋, 至也, 年之至也. 又恐耋, 行字之誤也.
【7】《涅槃》云: 「若具四法, 卽名丈夫: 一, 善知識; 二, 說法; 三, 思惟義; 四, 如說行. 無此四法, 不名丈夫.」
【8】墳, 三皇書, 言大道也; 典, 五帝書, 言常道也.
【9】佛時, 有諸比丘結安居, 自作制不得共語問訊, 佛言: 「汝等共住, 如似寃家, 猶如啞羊, 我以方便, 敎諸比丘; 彼此相敎, 共相受語, 展轉覺悟. 不應如是, 共受啞法, 同於外道. 若行啞法者, 突吉羅.」
【10】《普曜經》云: 「太子七歲, 王以選友波羅門爲師, 太子問: ????如何典, 相敎????? 答曰: ????梵佉留等書.???? 太子曰: ????異書有六十四, 何言只有二種????? 師云: ????何等名耶????? 太子曰: ????梵佉留書‧龍書‧鬼書‧阿修倫書等也.???? 選友深慙而退.」《因果經》云: 「太子年十歲, 王勅難陀‧調達及五百童子, 復令國有勇力者, 定日集於戱場捔射. 調達領衆先出, 有象當門, 以手擗倒; 難陀, 足跳路側; 太子, 擲於空中, 以手還接, 不令損傷. 旣至戱場, 標鼓射之, 調達, 竪四十里鼓, 不能得過; 難陀, 竪六十里鼓, 亦莫能越; 太子, 竪百里鼓, 弓力弱, 取庫內諸王良弓古今無能張者, 太子旣挽, 放一箭透七鼓, 箭入地, 泉水湧出.《西域記》云, 其泉至今存焉, 一切病人, 飮則皆愈, 傳名箭泉.」
【11】宗通, 自覺; 說通, 覺人.
【12】《楊子‧學行篇》「睎顔之徒, 亦顔之類; 睎驥之馬, 亦驥之類.」
【13】古者少康, 初作箕帚. 俗作箒, 非也.
【14】《阿含》「周利槃特迦, 過去以慳法故, 極暗鈍. 世尊使執箒掃地, 敎掃箒二字, 若誦箒忘掃, 誦掃忘箒.」
【15】盧行子, 於黃梅會下, 負石而舂.
【16】祝髮也. 丹霞.天然禪師爲行者時, 石頭使大衆剗草, 惟師以水淨頭, 跪石頭前, 便與剃髮, 卽剗無明草也. 祝, 斷也.
【17】《祖庭》云: 「諸祖, 初以三藏敎乘兼傳. 後, 達磨單傳心印, 所謂敎外別傳也.」 老臊胡, 指達磨也.
【1】咨는 탄식하는 것이요, 爾는 ‘너희’이다.
【2】한 아름의 나무도 가는 털과 같은 줄기로부터 시작하고, 9층의 누대도 흙무더기에서 일으킨 것이다.
【3】虞는 나라 이름이며 그 제왕의 이름이 舜이니, 스스로 밭 갈고 벼 심으며 그릇 굽고 고기 잡는 일로부터 일어났다.
【4】夏 역시 나라 이름으로 그 군주는 禹라 부르는데 홍수를 다스릴 때 손발에 굳은살이 맺혔다고 한다.
【5】2조 혜가는 마음의 법을 구하고자 눈 위에 서서 팔을 끊기까지 하였으며, 6조는 돌을 허리에 맨 채 밤중에 방아를 찧었고 사냥 중에 그물을 지켰다.
【6】15세를 童이라 하고 80세를 耋이라 한다. 耋은 ‘도달하다’이니, 나이가 도래하였음이다. 또 耋은 行 자의 오자가 아닌지 모르겠다.
【7】《열반경》에 말하였다. 「만약 네 가지 법을 갖추면 곧 장부라 이름할 것이니, 첫째는 선지식이요, 둘째는 법을 설함이요, 셋째는 의리를 사유하는 것이요, 넷째는 말한 것처럼 행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법이 없으면 장부라 이름하지 않는다.」
【8】墳은 삼황의 서적으로 근본 도(大道)를 말하고, 典은 오제의 서적으로 변함없는 도(常道)를 말한다.
【9】부처님 시기에 여러 비구들이 안거를 들어가며 스스로 제도를 만들어 함께 말하거나 묻지 않기로 하였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함께 머무름에 마치 원수의 집안 같거나 흡사 벙어리 염소와도 같기에 내가 방편으로써 모든 비구들에게 가르치나니, 피차간에 서로 가르치며 함께 서로 말을 주고받아 꾸준히 깨닫고 깨우치라. 응당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함께 벙어리법을 받아 외도와 같아지게 되리다. 만약 벙어리법을 행하는 자라면 돌길라(犯戒의 죄명으로 몸과 입으로 지은 나쁜 업을 말함)이리라」 하셨다.
【10】《보요경》에 이르기를 「태자가 7살 때 왕께서 선우 바라문으로 스승을 삼으니 태자가 묻기를 ????어떠한 경전으로 가르치는가????? 하니 답하기를 ????梵佉留 등의 서적입니다????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異書가 64종이 있거늘 어찌 다만 2종이 있다고 말하는가????? 하니 스승이 말하기를 ????어떠한 이름들입니까????? 하기에 태자가 말하기를 ????범거류서와 용서와 귀서와 아수륜서 등입니다???? 하니 선우가 깊이 부끄럽게 생각하고는 물러갔다」고 하였다.《인과경》에 이르기를 「태자 나이 10세 때 왕이 난타와 조달 및 5백 동자들에게 칙서를 내리고 다시 나라에서 용맹력이 있는 자들로 하여금 날을 정해 광장에 모여 사격술을 다투도록 하였다. 조달이 무리를 거느리고 먼저 나오다가 코끼리가 문을 막고 있자 손으로 가슴을 쳐서 넘어뜨렸으며, 난타는 발을 놀려 길옆으로 뛰어 넘었으며, 태자는 공중에 던졌다가 손으로 다시 되받아서 상처를 입지 않게 하였다. 모두 광장에 도착하자 북을 표식으로 놓고 사격을 하였는데 조달은 40리에 북을 세워 두었으나 능히 통과시키지 못했으며, 난타는 60리에 북을 세워 두었으나 역시 능히 넘기지 못했으나, 태자는 1백리에 북을 세워 둠에 활의 힘이 약하자 창고에서 모든 왕들의 좋은 활 가운데 고금을 통해 능히 다룰 수가 없던 것을 가져다 태자가 잡아 당겨 화살 하나를 쏘니 7개의 북을 뚫고는 화살이 땅으로 들어가더니 샘물이 용솟음쳐 올랐다.《서역기》에 이르기를, 그 샘은 지금까지 남아 있어 모든 병든 사람들이 마시면 곧 모두 낳는다 하며 화살샘(箭泉)이라 이름이 전한다고 한다」고 하였다.
【11】宗通은 스스로 깨닫는 것이요, 說通은 다른 사람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12】《양자》학행편에 말하였다. 「안연처럼 되고자 하는 무리는 또한 안연과 비슷한 부류가 될 것이며, 천리마가 되고자 하는 말도 역시 천리마와 비슷한 부류가 될 것이다.」
【13】옛날에 소강이 처음으로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만들었다. [帚를] 속자로 箒로도 쓰지만 틀린 것이다.
【14】《아함경》에 말하였다. 「주리반특가는 과거세에 법에 인색했던 까닭에 지극히 어리석고도 둔했다. 세존께서 비를 들고 땅을 쓸게 하면서 掃와 箒 두 글자를 가르쳤으나 만약 箒를 외우면 掃를 잊어 먹고 掃를 외우면 箒를 잊어 먹었다.」
【15】노행자가 황매의 문하에서 돌을 짊어지고 방아를 찧은 것이다.
【16】머리 깎음을 말한다. 단하 천연선사가 행자로 있을 때 석두대사가 대중들에게 풀을 베고자 한다 하였더니 오직 선사만이 물로 머리를 깨끗이 씻고 석두대사 앞에 무릎을 꿇고 않는지라 곧바로 머리를 깎아 주었으니, 곧 無明草를 깎음을 말함이었다. 祝은 끊음이다.
【17】《조정》에 이르기를 「모든 조사들이 처음에는 三藏으로써 교법을 겸하여 전하였다. 후에 달마가 단지 心印만을 전하니 일컫는 바 ‘교법 외에 달리 전한 것(敎外別傳)’이다」라 하였다. 늙고 비린내 나는 오랑캐는 달마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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