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지득시자 (志得侍者) 에게 주는 글
그대가 진실로 이 일대사인연을 참구하려거든 하루종일 행주좌와하는 가운데 `모두 타서
흩어졌는데 어느 것이 내 성품인가?'라는 화두를 들되, 언제나 들고 항상 의심하여 고요한
데서나 시끄러운 곳에서나 부디 틈이 있게 하지 말라. 자거나 깨거나 한결같아야 하고 어디
서나 언제나 분명하며, 기뻐하는 때나 성내는 때나 화두가 다시 들지 않아도 저절로 나타나
야 한다. 그런 경지에 실제로 이르면 의심덩이가 부서지고 바른 눈이 열릴 때가 가까워진
것이다.
혹 그렇지 못하여 낮이나 밤이나 되는대로 하고 떼를 지어 다니면 혼침과 산란이 섞이고 순
간순간에 어긋나 온갖 선악과 성색에 끄달릴 것이다. 그리하여 금년도 그렇게 보내고 내년
도 그렇게 갈 것이니, 만일 그렇다면 아무리 미륵이 하생하기를 기다려도 붙잡을 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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