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록(懶翁錄)

7. 상국 목인길 (相國 睦仁吉) 에게 주는 글

通達無我法者 2008. 3. 19. 15:59

 

 

 

7. 상국 목인길 (相國 睦仁吉) 에게 주는 글

 

 이 일은 재가·출가에도 있지 않고 또 초참 (初參) ·후학 (後學) 에도 있지 않으며, 또 여
러 생의 훈습이나 수행에도 있지 않습니다. 갑자기 깨치는 것은 오직 당사자의 한 생각 분
명한 믿음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도, `믿음은 도의 근원이자 공덕의 어머니여서
일체의 선법 (善法) 을 자라게 한다. 믿음은 지혜의 공덕을 자라게 하고, 믿음은 반드시 여
래의 자리에 이르게 한다' 한 것입니다.
부디 상공도 집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지휘할 때나 관에서 공사를 처리할 때나, 손님을 영접
하여 담소를 나누거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거나, 다니고 서고 앉고 눕거나 결국 `이것은 무
엇인가' 하십시오. 다만 이렇게 끊이지 않고 참구하고 쉬지 않고 살피면 어느 새 크게 웃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그리하여 이 일이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집을 떠나 고행하고 계율을
지니는, 방석과 대의자 〔竹倚〕 에 있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