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록(懶翁錄)

8. 득통거사 (得通居士) 에게 주는 글

通達無我法者 2008. 3. 19. 16:26

 

 

 

8. 득통거사 (得通居士) 에게 주는 글

 

 만일 그대가 이 일을 참구하려 한다면, 그것은 승속에도 있지 않고 남녀에도 관계없으며,
초참·후학에도 관계없고 또 여러 생의 훈습에도 있지 않는 것이오, 오직 당사자의 한 생각
진실하고 결정적인 믿음에 있는 것이오. 그대가 이미 이렇게 믿었거든 다만 하루 스물 네
시간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화두를 드시오.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니 `없다' 하였다는, 이 마지막 한
마디를 힘을 다해 드시오. 언제나 끊이지 않고 들어 고요하거나 시끄러운 속에서도 공안이
앞에 나타나며, 자나깨나 그 화두가 분명하여 들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고, 의심덩이가 의심
하지 않아도 저절로 의심되면, 마치 물살 급한 여울의 달과 같아서, 부딪쳐도 흩어지지 않고
움직여도 잃어지지 않을 것이오. 진실로 그런 경지에 이르면 세월을 기다리지 않고도 갑자
기 한 번 온몸에 땀이 흐르게 되리니, 그때는 잠자코 스스로 머리를 끄덕거릴 것이오. 간절
히 부탁하오, 부탁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