Δ 51. 대승은 아비담마의 토양위에 핀 꽃이다 2
그러나 아비담마에 대한 정확하고 깊은 이해 없이 대승적 직관에만 의존하다 보면 뿌리 없는 나무를 가꾸려는 시도로 빠질 수 있고 더욱이 그런 것을 더 주장하다보면 비불교적이되고 그래서 힌두적인 발상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점입니다.
사실 후대로 올수록 대승불교에서는 여러 면에서 힌두적인 냄세를 너무 풍기다가 힌두로 스며들고만 게 아닙니까. 중국에서는 도교나 유교식의 접근을 하게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참다운 대승, 참다운 대승불교의 직관을 이해하고 체득하기 위해서는 아비담마적인 법의 분석과 체계적인 사유가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법에 대한 분석적인 사유가 결여되면 자칫 허공에 구름잡는 주장을 대승불교나 선불교 아니면 돈오돈수라는 이름으로 하게되고 그래서 오히려 최고의 지혜나 직관을 보여 주어야할 우리 불교가 궁극에 가서는 의지해야할 판단기준이 없어져 더욱더 세속의 논리나 세속적 가치판단을 중시하는 듯한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뭇던 부처님께서는 분석적 태도와 직관적 태도를 둘 다 중시하신 것은 틀림없고 현대를 사는 우리도 이 둘이 균형잡힐 때 부처님 가르침을 바르게 사유하고 실천하리라 생각합니다.
Δ 52. 아비담마 공부의 중요성
미얀마가 위빠사나 수행을 깊이하고 이런 수행을 생활의 태도로 삶는 나라로 발전하게 된 데는 그만큼 아비담마 교학이 튼튼히 뿌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라와 고려를 불교국가였다고 한데는 그만큼 불교교학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교학연구와 사유의 출발은 뭐라해도 아비담마입니다. 이 아비담마적 태도를 계속 발전시켜온게 남방불교이고 이런 아비담마적인 태도를 비판하면서 발달해온 게 북방의 중관파와 유식파입니다. 이런 기초 위에서 선종이 힘을 얻고 중국 천태와 화엄이 꽃을 피운 것입니다.
바르게 중관의 도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비담마의 이해가 전제조건이며 특히 아비담마에 대한 천착이 없이는 유식은 결코 깊이 들어가지 못한다 생각합니다. 후대의 중국적 불교의 전개도 아비담마의 이해가 필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방불교에서도 구사론을 중시해온게 사실 아닙니까. 그러나 구사론은 산스끄리뜨원문을 직역한 것이 많은데 산스끄리뜨 원문에 대한 바른 이해가 결여되면 한문으로 전승되어온 구사론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리고 저는 범어에서 한문으로 번역된 경들이나 논서들은 한문 서적이 아니라고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엄연히 범어로된 경론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문실력으로만 그런 경론을 이해하려할 때는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직역을 많이 한 경론들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한문권의 언어나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빠알리와 산스끄리뜨로 된 초기 불전들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불교를 이해하는 출발이 됨은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제가 올리는 글들을 그러한 이해를 위한 조그마한 시도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Δ 53. 감사합니다
문: 스님 말씀이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하고 젊은 세대는 더욱 크게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분석과 직관은 불교의 두 축인 것만은 사실이고 우리 한국불교는 너무 직관에만 의존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제 자신도 이런 '아비담마 길라잡이' 같은 책이 많이 나와서 우리 스님들이나 불자님들이 불교적 사유를 기본 소양으로 갖추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우리 대승은 참다운 대승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말씀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간단히 해주십시오.
답: 저는 일단 제가 설명드린 이 정도라도 기본적인 이해를 하면 아비담마의 기초를 파악하는데는 그리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사실 전문가가 아닌 한 이 정도의 기본 이해면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모든 학문이나 수행이 다 그렇겠지만 하나하나 천천히 조바심이나 육단심을 내지 말고 유장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Δ 54. 아비담마 왕초보? 입문 연재를 마치며 ...
이상으로 제가 준비해두었던 아비담마 왕초보 입문에 해당되는 글의 연재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아비담마를 공부하는데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바랍니다.
계속해서 아비담마의 중요한 개념과 술어에 대한 해설을 아비담마 길라잡이에서 발췌하여 가급적 쉽게 풀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3월 부터는 홍제동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아비담마 길라잡이를 공부하는 법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아비담마는 읽기 보다는 들어서 배우는 것이 훨씬 이해가 빠릅니다. 함께 공부하고 탁마하는 좋은 모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각묵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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