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法語)

우주는 5분전에 창조되었네 - 金烏太田

通達無我法者 2008. 5. 14. 10:59

 

 

 

금오(金烏 ; 1896-1968) 선사는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 박동리 사람으로 속성은 정(鄭)씨,
법명은 태전이다.
16세 때 오대산 월정사 선원에서 도암긍현(道庵亘玄) 선사를 은사로 득도했다.
1968년 10월, 73세로 충북 보은군 법주사에서 입적했다.



어느 날 금오(金烏) 선사가 만공 스님을 찾아와 말했다.
"이 집엔 노스님이 안 계십니까?"
만공 스님이 말했다.
"저 사람 노스님에 눈이 가리웠군."

금오 선사가 다시 말했다.
"과연 이 집엔 노스님이 안 계십니까?"
만공 스님이 말했다.
"저 사람은 사람을 속이러 다니는 자는 아닌가?"
이에 금오 선사가 말했다.
'노스님, 속지 마십시오."





하루는 어떤 스님이 금오 선사에게 물었다.
"어떤 곳이 부처입니까?"
금오 선사가 말했다.
"허공에 밝은 달이 뜨니 옛사람이 왔구나."

금오 선사가 말했다.
"눈앞에 부처님이 살고 계심을 보지 못하니 눈먼 사람이며,
부처님이 항상 설법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니 귀먹은 사람이며,
설법하되 부처님 진리를 알지 못하고 말을 하니 벙어리가 아닌가."

금오 선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할 때이다.
산길을 가는데 한 중년 신사가 금오 선사를 불렀다.
"스님, 나하고 얘기나 한번 합시다."
"할말이 있으면 해보구려,"
"스님은 우주가 창조된 지 몇 해나 되었는지 아시오?"
"당신 소견에 내 이야기가 통하겠소. 걸음이나 같이해서 갑시다."
중년신사는 불쾌해 하면서 화를 냈다.
"스님, 사람을 이리 무시할 수 있소. 대답도 못하는 주제에......"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 무시한 건 그쪽이오."
"그럼 스님은 우주창조 연대를 안단 말이오."
"알다마다요."
"그럼 말해 보시오."
"당신이 먼저 말해 보시오."
그 중년 신사는 나름대로의 논리가 서 있었기 때문에
금오 선사를 크게 놀려 줄 생각이었다.
"먼저 말하리라. 우주가 창조된 것은 39년 전이오,"
중년 신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금오 선사를 힐끔 바라보았다.
잠시의 여유도 주지 않고 금오 선사가 되받았다.
"당신 소견이 그것뿐인 줄 이미 알고 있었소. 당신 나이가 39센가 보구려."
그 신사는 움찔 놀라며 말했다.
"그럼, 스님이 말해 보시오."
"당신 소견에 맞춰 말해야 알아들을 것 같으니
속이 상하더라도 잘 들으시오.
자만심을 버리고 들으면 재미도 있을 곳이오."
이 말에 이어 금오 선사는 말햇다.
"우주의 창조 연대는 약 5분 전이었소. 알겠소?"
중년 신사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약 5분 정도가 흘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