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어록(達磨語錄)

각성론(覺醒論)-3

通達無我法者 2008. 8. 15. 19:24

같은 상황이 미다스 왕에게도 똑같이 벌어졌다. 그는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기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의 소원이 이루어지자 그는 식사도 할 수 없었다. 그가 만지는 모든 것은 황금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물도 마실 수 없었다. 그가 물에 손을 대는 순간 물도 역시 황금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의 부인과 아이들은 그를 피해서 달아났다. 그의 친구들도 더 이상 그를 만나러 오지 않았다. 그의 하인들마저 그를 경계했다. 그의 왕국은 삽시간에 그를 버렸고, 그는 완전히 외톨이가 외어서 굶주림과 목마름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리고 그 기간도 별로 길지 못했다. 이제 그는 자신의 기도를 취소하려고 다시 기도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결국 굶어 죽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그의 손이 닿는 순간 황금으로 변해 버렸다. 그는 자신의 궁전과 모든 가구들을 황금으로 변하게 한 것만이 사실이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었지만, 그러나 그만큼 고통을 겪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대는 '녹색 엄지(green thumb)'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위대한 정원사들이 그런 별명을 갖고 있다. 그들이 만지는 것은 모두 푸르게 변했다. 미다스 왕은 황금의 손가락을 가졌다. 그가 만지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는 아내와 자식과 친구를 잃었으며, 나라와 모든 것을 잃었다. 비록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였지만 말이다.

깨어 있는 사람, 부처 역시 그런 힘을 갖고 있다. 그가 만지는 것은 무엇이든지 축복의 상태로 변한다. 불행이 찾아와도 그는 축복으로 바꾼다. 슬픔이 찾아와도 그는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그것을 기쁨으로 바꾼다. 그는 초월적인 안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이 찾아와도 그는 그 속에서 불멸을 찾아낸다. 그가 만지는 것은 무엇이든지 바뀐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가졌고, 그것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힘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있는 본질을 아는 힘이다.

밤은 낮처럼 아름답게 변하고, 죽음은 생명처럼 축제 분위기로 변한다. 초월적인 사람은 그가 영원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삶은 왔다가 지나가고, 죽음도 왔다가 지나간다. 그는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고 항상 초월해 있다. 초월해 있을 수 있는 자질을 얻는 것이 바로 진정한 깨달음이다. 천국과 지옥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달마는 언젠가 "천국과 지옥은 어떤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어떻게 천국과 지옥이 나 같은 사람에게 달려 있단 말인가?

달마는 말했다.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천국이나 지옥은 없다. 깨어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이 천국이며, 깨어 있지 않은 사람이 있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그대는 항상 그대의 무의식 속에 지옥을 갖고 다닌다. 그대는 그대의 의식 속에 천국을 갖고 다닌다. 그것은 지리적인 위치가 아니다. 그것은 그대 존재의 상태이다. 그대가 잠들어 있을 때 그대는 지옥의 악몽을 꾼다. 그대가 깨어나면 천국에 있는 것이고 모든 고통은 그친다.

천상이나 지옥이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영국의 철학자 버크(Edmund Burke)의 생애에서 일어난 아름다운 일화가 생각난다. 그는 영국의 대주교와 매우 절친한 사이였다. 영국의 대주교는 영국 국교에서 따지자면 교황과 같은 존재이다. 대주교는 예수를 상징하는 존재이다. 버크와 대주교는 대학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 사이였다. 그리고 대주교는 때때로 버크의 철학 강의를 듣곤 했다. 그러나 버크는 결코 대주교의 설교를 들으러 가지 않았다. 그래서 대주교는 그에게 편지를 썼다.
"이번 일요일에는 반드시 교회에 와야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말이다."

그리고 대주교는 자기의 생애에서 가장 훌륭한 설교를 준비했다. 그는 버크가 자신의 설교에 감명을 받기를 원했다. 예배가 시작되고 대주교는 맨 앞자리에 버크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설교를 해나가면서 그는 버크의 표정만 살폈다. 그런데 대주교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버크의 얼굴에는 전혀 감동하는 기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강단을 내리쳐도 버크는 조금도 동요되지 않았다. 한 마디의 말도 없이 그저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설교가 끝나자 그들은 같은 차에 탔다. 여전히 버크는 침묵하고 있었다. 대주교는 그가 곧 무슨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버크에게 물었다. "자네는 나의 설교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네. 무슨 말이든 해 보게. 내용이 좋지 않았다면 그렇게 말하게. 그렇지 않으면 나는 그대의 생각이 어떤지 계속 궁금할 것일세."

버크가 말했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어. 그것은 그저 멍청할 뿐이었어. 자네는 그토록 바보 같은 말만 하는데, 나는 자네의 지성이 그것밖에 안 되는 줄은 미처 몰랐어."

대주교가 물었다.
"어떤 대목이 그렇게 멍청했는가?"

버크가 말했다.
"그대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과 선을 행하는 사람은 천국에 간다고 말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과 악을 행하는 사람은 지옥에 간다고 말했네. 그런 바보 같은 말이 어디 있는가?"

대주교가 말했다.
"글세. 나는 왜 그 말이 바보 같은 말인지 아직 모르겠는데?"

버크가 다시 말했다.
"그러면 가르쳐 주지. 만약 어떤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 선을 행한다면, 그는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만 악을 행하면, 그 역시 어디로 가는가?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한다는 말이 기준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그저 붙인 말인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기준인가? 그러면 선이나 악을 행하는 것은 그저 심심해서 붙인 말인가?"

대주교는 그 점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마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이라도 그 점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정말로 종교적인 사람은 어떤 정교를 믿지 않아도 그의 삶은 지혜롭고 선할 수 있다. 그는 어떤 예언자나 어떤 구세주나 믿을 필요가 없다. 그 반대로 신이나 예수를 믿는 많은 사람들이 동물과 다름없는 삶을 살기도 한다.

대주교는 말했다.
"그 문제는 너무나 어렵다. 나는 그런 생각은 한번도 해 보지 않았다. 나에게 일 주일만 시간을 달라. 다음 설교 시간에 그 대답을 해주겠다. 그러니 자네는 한번만 더 와 주게. 나는 자네 앞에서 내 설교를 평가받고 싶다네."

버크는 그에게 일 주일의 시간을 주었고, 그 일 주일은 대주교에게 무척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그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해답을 찾았지만 도저히 실마리를 풀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하나의 기준점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 선이나 악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자 모든 도덕성은 그만 시궁창에 빠져 버린 결과가 되었다. 그리고 만약 그가 도덕성이 하나의 사기라고 말한다면 그때는 예수 그리스도도 시궁창에 처박히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그는 둘 다를 함께 조화시킬 방법을 찾았다. 그는 일 주일 동안 꼬박 밤을 새웠다.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시간이 다 지나서 다시 일요일이 되었다. 그는 일찍 교회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어떤 해답도 찾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차라리 예수 그리스도에게 이 문제를 물어 보자. 사람들이 교회에 도착하기 전에 내가 먼저 교회에 가서 기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님, 당신께서 이 문제에 해답을 내려 주십시오. 나는 도저히 이 문제에서 헤어나는 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결론짓는 것은 무엇이든지 틀린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곤란은 한번도 겪어 보지 못했습니다. 나를 도와주소서."

그러나 그는 너무 피곤했다. 일 주일 동안 잠 한숨 자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만 예수의 십자가상 앞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 속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기차를 타고 사람들과 멀리 어디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사람들은 말했다.
"당신은 모릅니까? 이 기차는 천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맙소사! 주님께서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구나.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다니."

기차는 어떤 역에 멈추었다. 그곳은 매우 황량한 곳으로서 단지 '천국'이란 팻말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 같은 곳이었다. 그는 천국이 이런 곳이었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또 물었다. 그들은 이곳이 천국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마을로 들어가 보았다. 거리는 온통 더러운 쓰레기와 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거기서 몇몇의 성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매우 수척한 모습으로 거의 죽어 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앙상한 가지뿐인 나무 아래 앉아서 그들은 할렐루야를 계속 외치고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이곳이 진짜 천국입니까?"

그들이 말했다.
"이곳이 천국이 아니라면 어디가 천국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모두 위대한 성자이며 천국을 차지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는 또 물었다.
"이곳은 꽃 한 송이도 피어 있지 않은 이상한 천국이군요. 고타마 붓다도 이곳에 있습니까? 소크라테스는? 에피쿠로스도 이곳에 있습니까?"

물론 그 사람들은 신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이기에 예수를 믿을 수가 없었다. 그때 한 성자가 말했다.
"그런 사람들의 이름은 이곳에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 선한 사람들이다. 아니 그들은 선 그 자체이다.
그는 다시 역으로 달려가서 물었다.
"이곳에는 지옥으로 가는 기차도 있습니까?"

그들이 말했다.
"이제 곧 그 기차가 도착할 것이다. 플렛폼에 서서 기다려 보라."

그리하여 그는 지옥행 열차를 타고 지옥에 들어갔다. 기차가 지옥 역에 도착하자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곳은 자신이 생각했던 천국 같은 곳이었다. 각종 꽃과 나무가 아름답게 자라고 있었고,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무척 밝았으며, 아름다운 음악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마치 축제일 같은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