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란 무엇인가 ③ 12연기는 ‘삼세양중인과’를 설한다 |
12연기는 원인과 결과의 반복적 지속
이번 호에서는 ‘12연기는 전생-금생-내생의 삼세(三世)에 걸친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설하는 가르침이다’라고 정리하고 있는 남방 아비담마와 북방 아비달마의 정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남방 상좌부의 아비담마와 북방 설일체유부의 아비달마에서는 ①무명-②행 즉 무명과 의도적 행위와, ⑧애-⑨취-⑩유 즉 갈애와 취착과 존재를 두 가지 인(因) 즉 괴로움의 원인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③식-④명색-⑤육입-⑥촉-⑦수 즉 알음알이와 정신물질과 여섯 감각장소와 감각접촉과 느낌과, ⑪생-⑫노사 즉 태어남과 늙음.죽음을 두 가지 과(果) 즉 괴로움이라는 결과로 이해한다. 이처럼 12연기는 삼세에 걸쳐서 이러한 원인과 결과가 인-과-인-과로 두 번 반복됨(兩重)을 가르친다고 해서 ‘삼세양중인과(三世兩重因果)’라고 결론짓고 있으며, 이것을 12지 연기를 비롯한 연기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정설로 삼고 있다.
12연기를 ‘삼세’에 걸친 윤회를 설명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12지 가운데 세 번째인 ‘식(알음알이)’과 11번째인 ‘태어남(생)’ 때문이다. 주석서가 아닌 초기경에서 이미 “아난다여, 만일 알음알이가 모태에 들지 않았는데도 정신.물질이 모태에서 발전하겠는가?”(D15 §21)라고 나타난다. 그래서 주석서들은 12연기의 ③식을 한결같게 재생연결식 즉 한생의 최초의 알음알이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⑪생은 한 생에 최초로 태어나는 것 이외의 뜻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①무명-②행은 전생을, ③식-④명색-⑤육입-⑥촉-⑦수와 ⑧애-⑨취-⑩유는 금생을, ⑪생-⑫노사는 내생을 나타낸다. 이것이 12연기를 이해하는 기본 출발점이다.
괴로움의 ‘인과고리’ 연결
발생-소멸 중층구조 보여
이처럼 12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12연기는 ‘원인과 결과의 반복적 지속(兩重因果)’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것을 간과해버리면 12연기는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진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12지 연기 가운데 ①무명-②행과 ⑧애-⑨취-⑩유는 괴로움의 원인의 고리이고, 나머지 ③식-④명색-⑤육입-⑥촉-⑦수와 ⑪생-⑫노사우비고뇌는 괴로움이라는 결과의 고리이다. 이렇게 12연기는 괴로움의 원인(因)과 괴로움이라는 결과(果)의 고리들이 인-과-인-과로 반복적으로 연결되어서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중층적으로(兩重) 드러내고 있다. 이것을 교학적으로 삼세양중인과(三世兩重因果)라 부른다.
그러면 무명 등은 과거의 원인이기만 하고 갈애 등은 현재의 원인이기만 한가?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청정도론’은 ①무명, ②행, ⑧애, ⑨취, ⑩유의 다섯은 과거 혹은 전생에 지은 원인도 되고 지금 혹은 금생에 짓는 원인도 된다고 설명한다.
다만 무명과 행은 전생에 더 두드러진 원인이고, 애와 취와 유는 금생에 더 두드러진 원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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