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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분법(菩提分法, 助道品)

通達無我法者 2010. 7. 20. 02:13

 

 

 

보리분법(菩提分法, 助道品)

깨달음을 실현하도록 도와준다

 

불교의 목적은 괴로움을 여의고 행복을 실현하는 것(離苦得樂)이다.

그러나 괴로움은 그냥 없어지지 않는다.

괴로움은 수행을 통해서 없어진다.

이러한 수행은 초기불전에서 37보리분법으로 정리되어 나타난다.

‘보리분법(菩提分法)’은 보디빡키야 담마(bodhi pakkhiya- dhamma-)를 bodhi(보리)-pakkhiya-(분) dhamma-(법)로 직역한 것인데 ‘깨달음(보리)의 편(분)에 있는 법들’로 옮겨진다.

이 보리분법은 부처님 가르침을 주제별로 모은 <상윳따 니까야>의 <도 상윳따>(S45)부터 <성취수단 상윳따>(S51)까지의 일곱 개 주제로 분류되어 나타난다.

 

이것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4념처(四念處,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 ② 4정근(四正勤, 네 가지 바른 노력) ③ 4여의족(四如意足, 네 가지 성취수단) ④ 5근(五根, 다섯 가지 기능) ⑤ 5력(五力, 다섯 가지 힘)

⑥ 7각지(七覺支,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 ⑦ 8정도(八正道, 八支聖道,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

이처럼 37보리분법은 모두 일곱 가지 주제로 되어 있으며, 이러한 주제에 포함된 법수들을 다 합하면 37가지가 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이를 37보리분법이라 불러왔다.

<청정도론>은 보리분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에선 ‘조도품’으로 통용

보리분법은 원어 직역한 것

“깨달았다는 뜻에서 깨달음이라고 이름을 얻은 성스러운 도(예류도부터 아라한도까지)의 편에 있기 때문에 깨달음의 편(菩提分)에 있는 법이라 한다.

여기서 편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도와주는 상태에 서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Vis.XXII.33)

여기에 나타나고 있는 ‘도와주는 상태’라는 설명 등을 고려해서 중국에서는 조도품(助道品)으로도 옮긴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리분법보다는 조도품으로 더 많이 통용되지만 CBETA로 검색해보면 중국에서는 보리분법으로 옮긴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보리분법이 원어를 직역한 것이기 때문에 필자는 조도품 대신에 보리분법으로 통일해서 옮기고 있다.

이처럼 <청정도론>을 위시한 주석서 문헌들은 보리분법을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로 해석하는데, 보리분법은 깨달음을 성취한 예류자 이상의 성자들의 편에 있는 법들이며, 깨달음을 성취할 때 이 37가지가 함께 모두 드러나는 것으로 설명한다.(XXII.39)

보리분법이라는 술어 자체가 ‘깨달음의 편에 속하는 법들’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한 우리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37보리분법은 당연히 ‘깨달음을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법들’로 이해되어야 하고 이렇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야 실참수행을 하려는 불자들에게 37보리분법은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상윳따 니까야>에 모은 37보리분법에 대한 가르침(S45~S51)에서는 이런 측면이 절대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37가지를 ‘도를 도와주는 것(助道)’으로 해석한 <청정도론>의 설명이 돋보인다.

이처럼 보리분법은 첫째, ‘깨달음의 편에 있는(菩提分) 법들’과 둘째, ‘깨달음을 도와주는(助道) 법들’로 설명된다.

다음 호부터는 37보리분법의 일곱 가지 주제 가운데 첫 번째인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부터 차례대로 살펴보겠다.

 

각묵스님 /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