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묘원입니다.
12연기는 무명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처음에 무명을 원인으로 행이 일어납니다.
무명은 원인이 되는 연기의 시작이며,
행은 원인에 의한 결과로서 ‘연생’ 이라고 합니다.
한 생명은 저마다의 원인과 결과로 거듭되는데
여기에 어떤 외부적인 힘이 개입될 수가 없습니다.
시작부터 무명이라고 하는 원인에 의한 것이므로
여기에 나라고 하는 자아가 개입될 수가 없습니다.
12연기는 한 생명의 정신적, 물질적 현상이
원인과 결과에 의해 진행되는 과정입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이
모두 원인이라는 매개에 의해서 진행됩니다.
그러나 일어날 원인이 사라지면 결과도 사라집니다.
그래서 무명이 사라지면 태어남이 생기지가 않습니다.
무명으로 시작된 연기는 현재의 오온을 만들고
느낌에서 갈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재점화합니다.
갈애를 원인으로 하여 집착이 일어나게 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입니다.
집착을 원인으로 새로운 업을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갈애와 집착과 업의 생성은 존재를 유지하는 연료입니다.
갈애와 집착 사이에 있는 원인은 독립된 것이 아닙니다.
원인이 있어서 생긴 결과로 서로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원인과 결과로 진행된다는 것을 확신하면
무명이라는 원인이 제거되어 연결고리가 끊어집니다.
연결고리를 끊어, 나고 죽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느낌에서 갈애를 일으키지 않는 지혜가 생겨야 합니다.
수행자 여러분! 오늘은 교재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의
제 9장 근본원인인 무명과 갈애로 인한 연기의 회전에 대해서 공부해보겠습니다.
잠시 교재 8쪽에 있는 12연기 도표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12연기 도표의 중앙에 있는 무명과 갈애는
연기를 회전시키는 근본원인입니다.
오온을 만드는 근본원인도 무명과 갈애이며
오온을 지속시키는 것도 무명과 갈애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태어나고 살고 있는 것들의 모든 근본원인이 무명과 갈애입니다.
윤회의 전 과정에 걸쳐 끝도 없이 죽음을 거듭하게 하는 주범이 바로 무명과 갈애인 것입니다.
무명은 무지이며 모르는 마음이고
갈애는 바라는 마음으로 욕망입니다.
바로 몰라서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면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근본원인인 무명과 갈애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수행을 해서 무명이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갈애가 있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무명과 갈애가 있다고 자책하거나, 후회하거나, 없애려고 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12연기 도표 중앙에 있는 무명과 갈애는
윤회의 수레바퀴를 돌아가게 하는 핵심축입니다.
이 축이 있어서 연기가 회전하여 윤회를 계속합니다.
무명은 고집멸도 사성제를 모르는 것입니다.
갈애는 만나서 부딪치는 모든 것들로부터
끊임없이 어떤 즐거운 것들을 갈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기의 시작이 바로 무명과 갈애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과거에 무명과 갈애로 인하여 현재의 몸과 마음이 생겼고
이것을 원인으로 현재에도 무명과 갈애를 가지고 새로운 업을 생성하여 살고 있습니다.
다시 이것을 원인으로 미래에도 무명과 갈애를 가진 생명으로 태어납니다.
그래서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은 기본적으로
무명과 갈애를 바탕에 깔고 그 힘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모든 일의 근본원인은 모르는 마음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무명과 갈애가 상속되는 것을 윤회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모르는 마음이 아는 마음으로 바뀌고
바라는 마음이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바뀌어서 무명과 갈애가 끊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해탈입니다. 이렇게 무명과 갈애가 끊어져서 바로 윤회가 끊어지는 것입니다.
수행자 여러분!
우리의 오온이 존재할 때마다 항상 늙음과 죽음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끊임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늙지 않고 싶어도 늙어야 하며, 병들지 않고 싶어도 병이 들며,
죽지 않고 싶어도 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우리를 늙도록 하고, 병들게 하고, 죽음으로 내몹니까?
과연 그것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이러한 오온을 만들어내는 바로 그 범인을 찾아내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영원히 그 범인의 수중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됩니다.
수행자 여러분! 바로 그 범인이 무명과 갈애입니다.
이제 이것이 괴로움을 만드는 범인인지 알았으면
더 이상 오온을 만들지 않도록 대처해야 합니다.
그래서 근본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근본원인이 있어서 태어나게 되고
태어난다는 것은 괴로움 그 자체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것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윤회를 돌게 하는 근본원인인
무명과 갈애가 과연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하게 알아야 하겠습니다.
수행자 여러분!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무명은 고집멸도 사성제에 대한 무지입니다.
괴로움이 있는 것을 모르고, 괴로움의 원인을 모르고,
괴로움의 소멸을 모르고, 괴로움을 소멸하는 팔정도를 모르는 것이 바로 무명입니다.
갈애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감각대상에 부딪칠 때마다
어떤 즐거운 것을 갈망하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무명은 업을 형성시키는 행위를 일으키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무명이 그냥 무명으로 가만히 있지 않고, 어리석은 행위를 하게 하는 것입니다.
갈애는 집착을 일으키는 원인입니다.
갈애도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 반드시 집착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이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마음은 흐르는 물처럼 계속되며 흐르면서 반드시 행위를 하게 합니다.
선한 행위를 하기도 하고, 선하지 못한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윤회하는 세계에서는 기본적으로 무명과 갈애의 지배 하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착한 일을 한다고 해도 완전한 지혜가 나서 하는 것이 아니고,
무명과 갈애라는 근본원인의 틀 안에서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무명으로 시작된 원인이 업을 형성시키는 행이라는 결과를 낳고
다시 이 행이 원인이 되어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이라는 결과가 생깁니다.
이때의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은 오온을 말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오온은 다섯 가지 무더기라는 뜻으로 오온이라고 합니다.
바로 색온, 수온, 상온, 행온, 식온입니다.
그러나 12연기에서는 오온을 다르게 분류합니다.
일반적인 오온은 정신과 물질의 무더기를 나타내는 뜻이지만
12연기의 오온은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라서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으로 표현합니다.
12연기의 오온은 전생의 원인으로, 식이라는 재생연결식이 생기면
재생연결식의 상태에 따라서 정신과 물질이 생깁니다. 여기까지가 오온입니다.
그러나 12연기의 오온은 단지 오온에 그치지 않고
육입, 접촉, 느낌을 포함하고 있어 불교의 세계관을 모두 아우르는 오온입니다.
육근이 육경과 부딪히는 것이 12처이고, 다시 육식이 일어나는 것이 18계인데
12연기의 오온 안에는 이런 것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12연기의 오온은 무더기를 나타내는 오온이 아니고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오온이라고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수행자 여러분! 계속해서 12연기의 도표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난해한 12연기를 이해하는 데는 도표가 매우 큰 도움을 줍니다.
자, 다시 보시겠습니다.
12연기의 둥근 원 안에 있는 오른쪽 윗부분이 ‘부분1’입니다.
원의 테두리 밖에 1이라고 써있는 부분이 부분1입니다.
바로 이 부분1이 과거원인의 연속입니다.
과거원인의 연속은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명, 행, 갈애, 집착, 업의 생성입니다.
부분1은 무명과 행 두 가지이지만
부분3의 갈애, 집착, 업의 생성과 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부분1의 과거원인의 연속은 무명, 행, 갈애, 집착, 업의 생성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동질성을 가진 과거원인입니다.
그렇데 이 과거의 원인이 원인으로 있지 않고 연속되어서 다음의 결과를 만듭니다.
그래서 과거의 원인의 연속으로부터 현재결과의 연속을 만듭니다.
그래서 부분1이 부분2를 만들어서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으로 이어지며
이것이 현재결과의 연속이며 바로 우리 자신의 오온입니다.
그래서 과거원인의 연속인 무명, 행, 갈애, 집착, 업의 생성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현재결과의 연속인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이라는 오온을 만듭니다.
다시 살펴보면 부분2인 현재결과의 연속은 부분3인 현재원인의 연속으로 계속됩니다.
이처럼 윤회를 한다는 것은 연기가 회전하는 것이라서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어서 미래로 지속됩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은 일정한 조건에 의해 지속적으로 흐릅니다.
부분2인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을 원인으로
부분3인 갈애, 집착, 업의 생성, 무명, 행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계속됩니다.
부분3은 현재의 새로운 원인으로서 부분4의 미래의 결과를 만듭니다.
부분3은 부분1과 같습니다만, 부분1처럼 무명과 행이 앞에 있지 않고 뒤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무명이 우두머리였지만, 현재에는 갈애가 우두머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갈애 속에 과거부터 내려온 무명이 함께 있습니다.
그래서 부분1과 부분3은 과거와 현재라는 시제가 다를 뿐이지 다섯 가지 요소는 똑같습니다.
다시 부분3인 현재의 원인으로 부분4인 미래의 결과의 연속인 생과 노사가 일어납니다.
부분4의 미래의 결과의 연속도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입니다.
그러므로 미래의 부분4도 현재의 부분2와 똑같은 구성요소를 가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윤회를 한다는 것은 같은 요소들이 시간의 차이를 두고 반복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연기이며 윤회의 실상인 것입니다.
흔히 역사가 되풀이 된다는 것은 이처럼 생명들의 요소가 동일하게 되풀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바로 생명이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성스러운 진리로 구분해보면 부분1인 무명, 행, 갈애, 집착, 업의 생성은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집제에 해당이 됩니다.
부분1을 원인으로 부분2가 될 때
부분2의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은 괴로움인 고제에 해당됩니다.
다시 부분2를 원인으로 부분3의 결과가 생기는데 이것이 갈애, 집착, 업의 생성, 무명, 행입니다.
이 다섯 가지 요소가 부분1과 마찬가지로 괴로움의 원인인 집제에 해당합니다.
살펴보자면 과거의 원인으로 현재의 정신과 물질이 생겼는데
다시 과거에 했던 것을 되풀이 하는 것이 부분3입니다.
그래서 느낌에서 갈애로 넘어가는 것은 미래 생을 예약하는 것입니다.
부분3을 원인으로 부분4의 결과가 생겼는데 이것은 식, 명색, 육입, 접촉, 느낌입니다.
이 다섯 가지 요소가 부분2와 마찬가지로 괴로움인 고제에 해당됩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좌불교한국명상원 원장/묘원법사
http://cafe.daum.net/vipassana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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