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스님

[제1장 수증의 제문제] 제1절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 3. 육조의 돈오돈수

通達無我法者 2007. 4. 20. 16:28

    

제1장 수증(修證)의 제문제(諸問題)

 

제1절 돈오돈수(頓悟頓修)와 돈오점수(頓悟漸修)

 

 

 

    


3. 육조(六祖)의 돈오돈수(頓悟頓修)


   

돈오돈수(頓悟頓修)는 우리가 흔히 상식으로 알 듯이 성철 스님이 맨 처음에 말씀한 것이 아니라 이미 육조단경(六祖壇經) 제7 남돈북점장(南頓北漸章)에 나와 있습니다.

단경(壇經) 자체도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돈황본(敦煌本)이라든가 혜흔본(惠昕本)이나 종보본(宗寶本)이나 덕이본(德異本)이 다 각기 차이가 있는 것을 보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증좌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래도 역시 우리가 선()하면 육조단경을 권위있는 전거(典據)로 안할 수가 없습니다.

단경 제7 남돈북점장에는 주로 하택신회(荷澤神會 685-760)대사가 북종(北宗)을 비판하고 남종(南宗)을 세우는 남종정시비론(南宗定是非論)의 논쟁같은 말씀이 보입니다. 이른바 남쪽인 6조 대사는 문득 깨닫는 법인 돈교(頓敎)라고 찬양하고 북쪽 신수(神秀 ?-706) 대사는 점차로 닦아나가는 점교(漸敎)로서 본질적인 가르침이 미처 못된다고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壇經第七 南頓北漸章, 師曰 無非 無痴 無亂 念念般若觀照 常離法相 自由自在 縱橫盡得 有何可立 自性自悟 頓悟頓修 亦無漸次 所以不立 一切法 諸法寂滅 有何次第

  

단경 제7 남돈북점장에 6조 혜능 스님의 말씀이 무비(無非) 무치(無痴) 무란(無亂)이라, 그릇됨이 없고 어리석음이 없고 어지러움이 없다는 것은 내나 계(), 정(), 혜() 삼학(三學)을 말한 것으로, 그릇됨이 없는 것은 바로 계율로 말하고 어리석음이 없으니까 지혜를 말하고 어지러움이 없으니까 선정을 말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계, 정, 혜 삼학을 닦아서 염념반야관조(念念般若觀照)라, 생각생각에 반야의 지혜를 관조한다는 말입니다. 반야의 지혜는 제법공(諸法空) 지혜입니다. 무아, 무소유의 지혜입니다.

생각생각에 제법공 지혜를 닦아나가면서 상리법상(常離法相)이라, 항상 모든 법이 실제로 있다는 상을 여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할 때는 자유자재 종횡진득(自由自在 縱橫盡得)이라, 아무런 막힘이 없이 자유자재하고 종횡으로 모두를 다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반야로 비추어 보아 모든 법이 있다는 실아ㆍ실법(實我實法)을 떠나서 즉 아공, 법공(我空法空)이 되어서 볼 때에는 자유자재하고 이것이나 저것이나 모두를 다 얻는 것이기 때문에, 유하가립(有何可立)이리오, 무엇을 새삼스럽게 세울 것인가?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좋다 궂다 하면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겠지만, 평등무차별의 자리에서 볼 때는 무엇을 어떻게 세울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일진법계(一眞法界)라, 천지 우주가 바로 부처님 몸인데 어떻게 어디에다가 무엇을 세우겠습니까?

   

자성자오(自性自悟)면 돈오돈수(頓悟頓修)라, 본래 내 성품을 내가 스스로 깨달아 버렸다는 말입니다. 나라고 생각할 때 이 몸뚱이가 참 나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자기 성품을 깨달으면은 돈오돈수라.

여기에 돈오돈수의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널리 못봐서 그 이전에는 잘 모르겠으나 이것이 처음이라 생각합니다. 6조 혜능 스님 말씀으로 분명히 돈오돈수가 있습니다.

돈오돈수하니 역무점차(亦無漸次)라, 돈오돈수가 되었으니 역시 점차가 없다. 순서가 없고 높고 낮고 또는 어떠한 계급적인 차별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소이불립 일체법(所以不立 一切法)이라, 어느 한 가지 법도 세울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제법적멸(諸法寂滅)하니 유하차제(有何次第)리오, 제법이 본래 적멸해서 하나의 번뇌도 없거니 어떻게 차제를 세울 것인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