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30송(唯識三十頌)

유식30송/혜거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21. 16:44
유식(唯識)의 개요(槪要)
 
마음일[事]에는 본말(本末)이 있고 이치(理)에는 법칙(法則)이 있어서 천하의 사가 순환되고 만법이 동시에 존재한다.

일의 본말과 이치의 법칙을 깨달아 아는 것을 부처라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핵심사상이 유식(唯識) 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제법종연생 제법종연멸(諸法從緣生 諸法從緣滅)은 일의 본말 곧 생멸의 이치를 밝힌 것이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이치의 법칙 곧 만법의 주체를 밝힌 사상이라 하겠다.

 
따라서 유식을 이해하는 것은 불교를 바로 아는 일이 되고 부처님의 사상을 이해하고 부처님께 접근할 수 있는 요문(要門)이라 하겠다.

유식이란 마음을 떠나서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 하신 부처님 사상을 토대로 심체(心體)와 심작용(心作用)을 설명하고 정신과 물질의 불가분리한 관계를 규명해낸 학설이다. 마음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우선 심(心) 의(意) 식(識)으로 나누어 설명 할 수 있다. 심(心)은 아뢰야식이라 하고, 의(意)는 말나식이라 하며, 식(識)은 의식 또는 육식(六識)이라 한다.

모든 법은 이 마음(唯識)에 의해 존재한다. 인간의 심성을 깨닫게 해준 유식은 불교의 핵심사상으로서 반야사상과 함께 불교사상의 지주가 되어 왔다. 반야(般若)사상은 공(空)으로써 만법의 실상을 밝히고 유식(唯識)은 진공묘유(眞空妙有)로써 만법의 주제(主帝)를 밝힌다. 얼핏 보면 이 두 사상이 상반된 듯 보이지만 깊이 살펴보면 서로 저촉되지 않는 유무상생(有無相生)의 절대적인 진리임을 알게 된다. 이 유식학은 부처님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인도에서 정리되고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1. 인도 유식학의 성립

유식은 부처님의 사상을 발췌하여 정리한 사상으로서 이를 유식학으로 성립시킨 학자는 무착 보살이다. 무착 보살은 당시에 유통되었던 『해심밀경』,『십지경』,『아비달마경』,『능가경』등의 대승경전을 접하고 이들 경전에서 일체는 유심조(一切唯心造)이며 만법은 유식(萬法唯識)이라는 이치를 깨닫고 『섭대승론』,『헌양성교론』,『아비달마경』등을 저술하여 유식학을 체계화 하였다.

무착 보살의 친동생 세친 보살 역시 대승불교에 귀의하여『대승백법명문론』,『십지경론』,『유식삼십론』,『섭대승론석』 등을 저술하여 형인 무착 보살과 함께 유식학을 집대성하였다. 세친의 저술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유식삼십론』이라 하겠다.『유식삼십론』은 광범위한 유식사상을 30게송으로 축소하여 정리한 것으로서 유식학의 핵심이 된다 할 것이다.

이 명제를 널리 보급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유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석서를 저술한 주석가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고 그 중 뛰어난 10명의 학자를 십대 논사로 추앙하기에 이르렀다.
 
2. 중국의 유식학 전래

중국에는 유식학이 인도로부터 3차에 걸쳐 도입되었다. 그러나 전래된 유식학이 종파간의 심체설(心體說)이 달라 후대의 학자들에게 많은 혼동을 일으키게 되었다. 제일 뒤에 전래된 법상종의 유식사상이 널리 보급되어 중국불교사의 영향을 끼쳤다.

법상종의 교학은 현장 법사(600년~664년)가 인도로부터 귀국할 때『유가사지론』,『해심밀경』,『섭대승론』,『유식삼십론석』을 들여옴으로써 전파되었다. 특히『유식삼십론』을 중국어로『성유식론』이라는 책으로 번역함으로써 법상종의 유식론이 신속하게 성장한 계기가 되었다.
 
3. 한국의 유식학 전래

신라의 원광 법사(圓光 法師)가 중국에 가서 섭론종의 교학을 공부하고 온 것이 처음이다. 그후 원측 법사(圓測 法師)가 중국에 유학하여 지론종과 섭론종과 법상종의 유식사상을 종합적으로 연구하여 발전시켰다. 원측 법사는 종파를 초월하여 대승교리와 소승교리를 함께 연구하였다. 중국의 법상종이 호법 논사(護法論師)의 유식학만을 최상의 진리라고 고집한 것과는 달리 원측 법사는 안혜 논사(安慧論師)의 유식학을 비롯하여 모든 학설을 종합적으로 수용하였으며『해심밀경소(解深密經疏)』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신라의 유식학은 원효 대사(元曉大師)께서도 많이 연구한 흔적이 있다. 원효 대사와 의상 대사는 현장법사의 학문을 흠모하였고 의상대사는 당나라에 유학하여 유식을 바탕으로 한 불교의 교리체계를 세움으로써 신라불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원효 대사의 각종 저술에서도 『유가사지론』,『성유식론』,『섭대승론』의 유식사상에 의거하여 해설한 것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의상 대사 역시 화엄학자로서 저술할 때마다 유식사상을 인용하였다. 이 학풍은 고려시대까지 전해져 불교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또한 신라의 유식학은 일본에 전해져 일본 유식학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4. 유식사상

유식이란 말은 마음이란 뜻으로 정신과 물질 등 안팎의 모든 것들이 마음(心識)에 의해서 창조되고 심식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밝힌 사상이다. 유식 사상은 자칫 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운 소승불교의 부족한 교리를 보충하고 용수(龍樹)의 공(空)사상을 보완하여 공(空)사상이 후세에 공허한 사상으로 잘못 치우쳐 가는 것을 바로 잡아주는 불교의 핵심사상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중생의 본성은 진실한 것(眞如性)이나 나에 대한 집착과 나 밖의 모든 것에 대해 집착함으로써 번뇌를 일으키게 된다. 인간은 항상 지혜 광명을 나타내고 있는 열반성(涅槃性)과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가상(假相)의 환(幻)을 좇아 집착하고 탐함으로써 불성(佛性)을 상실하고 만다. 유식사상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게 하고 무한한 공능(功能)과 절대의 진여성(眞如性)으로서 태양과 같이 모든 것을 다 비추어 관찰할 수 있는 지혜가 본래부터 보존되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또한 유식은 중생계의 주체로서 유형 무형의 모든 것과 상통하고 윤회와 변화를 주재하면서도 선악의 상태를 떠난 절대 불변의 성품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 사상이다.
 
5. 현대 심리학의 의식구조

현대 학문의 의식(마음) 구조는 프로이드(Freud)의 학설을 기본으로 한다.
 
혜거스님/금강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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