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30송-2/혜거스님

제 2 송

 

 

謂異熟思量 及了別境識 (위이숙사량 급요별경식)

初阿賴耶識 異熟一切種 (초아뢰야식 이숙일체종)

일송(一頌)에서 유삼(唯三)이라 말한 3식은 이숙(異熟)과 사량과 요별경식(了別境識)이다. 처음은 아뢰야식이며 이숙이며 일체종식(一切種識)이다. 이것을 일러, 이숙식과 사량식과 요별경식이라 한다.

그 처음은 아뢰야식인데, 다른 말로는 이숙식 혹은 일체종식이라고 한다. ( 아뢰야식은 제8식이고, 사량식은 제7식인 말나식을 말하며, 요별경식은 제6식인 의식을 말함)

요별경식(의식)은 사람의 오관(눈, 귀, 코, 혀, 몸-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식(識)이며, 사량식(말나식)은 예지능력과 잠재능력으로 느끼는 식(識)인데 탐진치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숙식(아뢰야식)은 선악과 과보의 종자를 가진 식을 말한다.

사람이 깨어 있을 때는 6식이 작용하고, 깊은 꿈에 빠지면 6식은 꺼지고 7식이 작용하며, 육신이 죽어지면 8식만 남아서 그 8식이 종자가 되어 내생으로 연결된다. 사람의 8식인 그 종자의 결정판은, 사람이 죽는 순간, 그 순간에 갖게 되는 바로 그것이다.

( 해 설 )

이 송(頌)은 1송의 능변유삼(能變唯三)을 밝힌 것으로 제8 이숙식, 제7 사량식, 제6 요별경식 등을 말한 것이다. 3식 가운데 첫째는 아뢰야식이니 이를 이숙식 또는 일체종자식이라고도 한다. 이 송에서는 3식의 명칭을 세워서 3식의 공능을 설명하고 제8 아뢰야식의 별칭을 세워서 능변의 주체가 곧 마음임을 밝혔다.

이숙(異熟) 

이숙은 제8 아뢰야식의 다른 이름으로 선악의 인(因)을 함장하기 때문에 종자라 하고 선악의 인에 의해서 받는 과보가 다르기 때문에 이숙이라 한 것이다. 이숙에는 세 가지 뜻이 있으니 변이이숙, 이류이숙, 이시이숙 등이다.

‘변이이숙’은 인이 변하여 과가 되어 성숙됨으로 변이이숙이라 하고, ‘이류이숙’은 인과가 같지 않음을 말한 것으로 선악의 원인이 무지 또는 대지(大智)로 바뀌어 성숙되므로 ‘이류이숙’이라 하고, ‘이시이숙’은 인과가 동시가 아님을 말한 것으로 금생의 인이 일·이생(一·二生) 또는 몇 천 생을 지나 과를 받는 것을 말한다.

사량(思量) 

사량은 제7 말나식을 말한 것으로 항상 쉬지 않고 살피고 사량하고 계교하며 아애(我愛)를 집착한다. 이 7식은 8식의 인(因)을 의지하며 육근의식의 분별을 주도하는 중간의식의 역할을 한다.

요별경식(了別境識) 

요별경은 제6식)을 말한 것으로 안·이·비·설·신·의 등의 감각기관이 눈은 보고 귀는 듣는 것처럼 각기 각각의 경계를 요별하기 때문에 요별경식이라 한다.

1송에서는 아뢰야식, 말나식, 육식의 총칭만을 말하고 여기에서는 3식의 역할 한계를 설명했다.

유식에서 변이를 설명하는 것은 아뢰야식 중에 함장되어 있는 십선종자가 성숙하면 인간으로서 천상으로 변현되고 계율을 잘 지켜 깨끗한 종자가 성숙되면 인간세상에서도 귀족으로 변현되고, 탐·진·치의 종자가 성숙되면 지옥, 아귀, 축생으로 변현된다.

뿐만 아니라 아뢰야식은 종자식이 되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의 운명을 좌우하는 요체가 되고 제7 말나식과 제6 의식은 금생의 운명에서는 끊임없이 반복하여 역할을 하지만 내세로 연결되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말나식과 제6 의식은 아뢰야식의 종자를 훈습하여 업인을 함장케 하므로 육근의 감각기관과 의식 7식의 사량분별의 식(識)이 선(善)을 행하여 훈습한다면 악업의 과보로 빈천의 보(報)를 받는 중생이라 할지라도 선업의 인(因)이 되므로 아뢰야식을 변이하는 식이라 한다.

아뢰야식(阿賴耶識) 

아뢰야식은 8식이니 이숙이라 하고 종자식이라 한다. 이를 무몰식(無沒識)이라고도 하는 것은 아뢰야식이 함장하고 있는 종자는 생사윤회에 유전하면서도 멸몰되지 않기 때문이며 축장된 인은 과로 변하여 나타나기 때문에 이숙식이라 하며, 5관·6식·7식·선악 등 모든 심식의 주처가 되므로 함장식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