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보훈(禪林寶訓)

선림보훈/21 혜공스님의 답서를 평하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3. 17:04
21  혜공스님의 답서를 평하다  절옹 여담(浙翁如)스님 / 1151∼1225 
 

  이 글은 실로 염라대왕 대궐 앞에서 사죄받을 수 있는 한 통의 비방이다. 그러나 요즈음 제방의 스님들이 모르는 것을 어찌하랴. 과연 이 글을 수긍하여 명심할 수 있다면 언젠가 크게 덕을 볼 날이 있으리라. 그래서 나는 늘 이 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곤 한다.
"찬은산(隱山=州 淨衆山 佛眞 了禪師)스님도 말하기를 "상주물인 돈과 곡식은 대중공양을 제외하고는 거의 쥐약과 같다" 하였다. 주지나 수입·지출을 맡은 자로서 일단 여기에 빠져들었다 하면 온몸이 썩어 문드러지리니, 이는 율부(律部)에 자세히 실려 있다.
또한 옛 분〔오조스님〕은 돈을 가지고 창고에 가 생강을 사 가지고 돌아와서야 약을 달였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 방장(方丈) 자리에 앉아 있는 자들은 대중의 발우에 담길 물건을 깎아서 자기의 속을 멋대로 채울 뿐 아니라, 자기만을 떠받든다 해서 그것이 인심을 들뜨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긴다. 또 이보다 심한 경우는 값진 것을 팔아 널리 인심을 얻고 큰 절로 승진하기를 바라기까지 하니 뒷날 추상같은 염라대왕이 계산해 줄 값이 두려울 뿐이다." 『염애온록(溫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