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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마땅히 앉거나 움직이면서 행한다. 둘째는 대상을 볼 때 마땅히 그것이 영원하지 않고 깨끗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셋째는 마땅히 성을 내는 것과 의심하는 어리석음을 깨달아서 잘못된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해설 수식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가르치고 있다. 먼저 몸가짐으로는 조용한 곳에 앉아서 호흡을 조절하는 경우와, 걸으면서 움직이는 동안에 호흡을 헤아리는 경우가 있다. 전자는 정적 수행이고 후자는 동적 수행이다. 이 두 수행은 대자연의 법칙을 맞추어서 행한다. 밤에는 조용히 앉아서 수행하고 낮에는 움직이면서 수행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에 부합된다. 항상 앉아만 있거나 항상 움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앉을 때는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누워서 행하는 것도 앉아서 행하는 것에 속한다. 움직이는 경우에도 걷는 것만이 아니라 뛰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임의로 행하되, 상수(相隨)만 잘 이루어지면 된다.
다음으로 마음가짐이다. 우리의 주관은 항상 객관적인 세계를 대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객관으로부터 받는 복잡한 자극에 의해서 주관이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보이는 객관 세계를 잘못 보게 되면 그에 따라 그릇된 행동이나 생각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신체의 생리적인 작용도 잘못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일체의 대상을 불변하는 것으로 보게 되면 탐(貪)·진(瞋)·치(癡)의 번뇌가 일어나고, 이 번뇌 때문에 뇌파나 심장박동, 혈액순환 등도 변하게 되고 만다. 호흡에도 영향을 줌은 물론이다. 모든 것이 영원하거나 청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그것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고, 그래야만 수식에 집중할 수 있다.
성내거나 의심하여 믿는 바가 없어진 어리석은 상태에서는 정신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마음이 깨끗하지 않고 탐·진·치(삼독(三毒))는 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올바른 정신작용을 방해하며 올바른 행동을 가로막는다.
붓다는 항상 근본원인과 그 결과를 살피라고 권했다. 우리의 질병도 그 원인을 살펴보면 탐·진·치 때문인 경우가 많다. 수식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노여움이나 의혹, 어리석음과 같은 마음의 독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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