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4-5. 나가는 숨을 헤아리면 안정을 얻는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6:07

4-5. 나가는 숨을 헤아리면 안정을 얻는다

수식이 행해져서 이미 안정을 얻으면 다시 나가고 들어오는 기운을 깨닫지 않으니, 곧 관할 수 있다. 첫째는 마땅히 쉰다섯 가지의 일을 관하고, 둘째는 몸 속의 열두 가지 인연을 관한다.

묻되,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데 어째서 숨이 들어올 때 그곳에서 만나지 않습니까?' 그곳에서 숨이 나갈 때 그곳에서 숨을 헤아리면 몸이 안정되어, 아픔이나 가려움(감수 작용), 생각(하는 표상)이나 생기고 사라지는(마음의 작용이나) 인식 등이 그쳐서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이 안정된 것이다. 숨을 생각하여 도를 얻으면, 다시 헤아리더라도 숨에 있어서 아는 바가 없다.

해설
숨이 바르면 숨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 있게 되고,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느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이나 마음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 더 나아가면 열두가지 인연, 즉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단계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인연 없이 생긴 것은 없고, 인연 없이 없어지는 것도 없다.

또한 마음이나 몸의 실상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마음이 안정되면 일체의 존재가 있는 그대로 나타난다. 우리의 생명은 무명(無明)에서부터 시작되어 생존활동인 행(行)이 있고, 이로부터 다시 의식활동인 식(識)으로 나아간다. 이어서 정신과 육체〔名色〕가 형성되며, 다시 감각 기관인 육처(六處)가 형성되고, 이로부터 외계의 상황을 감지하는 감촉 능력〔觸〕과 지각 작용〔受〕이 있게 된다. 다시 이에 대한 애착〔愛〕이 생기고, 다시 그것이 집착〔取〕이 되어 비로소 이 세계의 모든 존재〔有〕를 소유하고, 이로 인해서 삶고 늙음과 병듦과 죽음〔生老病死〕이 생긴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존은 어떤 절대자의 뜻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명이라는 근본 원인에서 시작하여 열두 단계를 거쳐서 이루어지고 없어지는 것이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보이지 않는 이런 인연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겉에 나타나는 쉰다섯 가지 현상도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알 수 있다. 호흡이 올바르게 행해져서 정신이 통일되고 안정되어 이러한 감지 작용이 생기면 삶과 죽음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으므로 생사를 떠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이처럼 올바른 호흡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숨을 조절해야 하는가. 그래서 '나가는 숨을 헤아리는가, 또는 들어오는 숨을 헤아리는가.'를 물은 것이다. 이에 대해 나가는 숨을 헤아리는 것이 몸이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답하고 있다.

나가는 숨을 헤아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나가는 숨은 신경을 안정시키고 들어오는 숨은 신경을 흥분시킨다. 과학적으로도 들어오는 숨은 생명을 발동시키고 나가는 숨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증명되었다. 붓다는 경험을 통해 이를 실증하였고 널리 권장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