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4-3. 몸과 마음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떠난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6:03

4-3. 몸과 마음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떠난다

숨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바람, 둘째는 기운, 셋째는 숨, 넷째는 헐떡임이다. 소리가 있으면 바람이 되고, 소리가 없으면 기운이 되고, 들어오고 나감이 있으면 숨이 되고, 기운의 들어오고 나감이 그치지 않으면 헐떡임이 된다. 수식은 밖을 끊고, 상수는 안을 끊는다. 수가 밖으로부터 들어오므로 밖을 끊고, 또한 밖의 인연을 떠나고자 한다. 수가 안으로부터 나가므로 안의 인연을 떠나고자 한다. 밖은 몸을 떠나고, 안은 마음을 떠난다. 몸의 떠남과 마음의 떠남이 서로 따르게 된다.

해설
우리가 흔히 숨이라고 하는 것에는 네 가지 조건이 있다. 숨이 잘못되었을 때는 이들 조건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른 숨을 쉬기 위해서는 이들 네 가지가 잘 조화되어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올바른 숨이란 몸이나 마음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떠나는 것이다. 인연을 통해서 인연을 떠난다는 의미도 된다. 따라서 위의 네 조건은 호흡의 네 가지 인연이기도 한다. 먼저 밖에서 들어오고, 안에서 나가는 바람이 있어야 한다. 즉 공기를 말한다. 공기가 없으면 호흡이 있을 수 없다. 둘째는 힘, 즉 기(氣)라고도 한다. 셋째로는 들어오거나 나가는 작용, 즉 숨을 말한다. 그러나 나가거나 들어오는 숨만으로는 호흡이 되지 않는다. 실제 호흡에서 숨이 들어올 때 산소가 같이 흡수되어 혈액이 깨끗해지고, 숨이 나갈 때는 나쁜 것도 나가게 되지만, 나가거나 들어오는 것은 서로 다른 구실을 하고 있어서 어느 하나가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호흡은 서로 모순되면 서도 보완적인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행해져야 한다.

죽음이 삶으로 이어지고 삶이 죽음으로 이어져서 끊이지 않아야 하니, 호흡에서도 들어오는 숨이나 나가는 숨이 그치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것이 곧 네 번째인 헐떡임이다.

숨의 조건은 소리가 있는 바람과 소리가 없는 기운, 들어오는 숨과 나가는 숨, 들어오고 나감이 다하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숨이 될 수 없다. 이 네 가지 요소는 안과 밖의 두 인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점에 집착하면 올바르게 호흡하지 못한다. 근본 입장에는 두 인연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체가 없는 공으로, 호흡도 공을 떠나지 않는다. 올바른 호흡은 올바른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이루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조건에서도 떠나야 한다. 이를 '안과 밖을 끊는다.'고 했다. 안과 밖의 두 인연으로 이루어지는 호흡에서 이 인연을 떠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수식이며 상수다.

《반야심경》은 우리의 현존재가 다섯 가지 요소인 오온(五蘊)으로 되어 있으나 그 오온이 공임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올바른 삶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호흡은 네 가지 요소로 되어 있으나 그 역시 공이므로, 곧 사사개공(四事皆空)을 실천하는 것이 수식이요 상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