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4-7. 열은 완전한 수이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6:10

4-7. 열은 완전한 수이다

묻되, 어떤 것이 수입니까? 답하되, 수는 일을 일컫는다. 비유하면 사람은 일이 있으면 다시 이를 구하며 죄를 헤아리게 된다.(그러나) 도인은 복을 헤아린다. 왜 열이 바른가? 한 뜻을 일으키면 하나가 되고, 두 뜻을 일으키면 둘이 된다. 수는 열에서 끝난다. 열에 이르러서 다하게 된다. 고로 말하기를 열의 수가 복이 된다고 한다. 또한 죄가 있는 사람이 쓰면 숨을 (헤아려서) 능히 그치지 못하기 때문에 죄가 된다. 또한 이른바 뜻의 생하고 죽는 것이 멸하지 않으면 세간에 떨어진 것이니, 끊지 못하면 세간사로서 죄가 된다.

여섯 가지 정은 여섯 가지 일로써 아프고, 가렵고, 생각하고, 뜻하고, 생하고, 죽는 것을 안다. 합해서 열 가지 일이 된다. 안으로 열 번의 숨에 대응한다. 살생, 도둑질, 음행, 고자질, 욕설, 거짓말, 허풍, 질투, 노여움, 어리석음(의 열 가지 일)이 밖으로 열 번의 숨에 대응한다. 이른바 그침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해설
수를 헤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의 마음은 항상 어떤 것을 향해서 달려간다. 무엇이 보이면 그것을 갖고자 하고, 무엇이 들리면 그것을 들으려고 애쓴다. 이와 같이 우리의 마음은 어떤 욕구를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움직이는 우리의 마음을 정지하기 위해서 다른 사물을 생각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는데, 수를 헤아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마음이 욕망에 따라서 멋대로 달려가면 죄를 범하게 된다. 나를 위해서 남을 죽이는 일은 내 욕망을 채우기 위한 극단적인 행위이다. 도둑질도 어떤 욕구에서 나오는 행위이다. 음행도 성욕을 채우기 위함이요, 고자질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속이는 일이요, 욕도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상대방을 원망하게 된 데서 나오는 행위이다. 거짓말, 허풍, 질투, 노여움, 어리석음 등도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행위에서 나오다. 그러므로 우리의 욕망을 정화하여 억제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따라서 호흡도 올바르게 행해져 정서가 순화되고 올바른 행위가 이루어진다.

마음의 움직임에 의해 인간의 행복과 불행, 또는 죄와 복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한 붓다는, 그런 마음을 조절하기 위해 숨을 헤아려서 마음이 죄를 짓는 쪽으로 달려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창안했다.

수를 셀 때에는 열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열이라는 숫자는 하나에서 올라가 극치에 이른 수, 잘라 말해서 완전한 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이상 헤아리면 지나친 욕망을 부리게 되고, 모자르게 헤아리면 우리 내면의 부족함을 나타내게 된다. 지나친 욕망은 집착을 가중시켜 커다란 고통을 준다. 충만감을 주지 못하며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은 쉴 곳이 없기 때문이다. 부족함 역시 마음에 초조, 불안, 불평을 따르게 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수행하는 사람은 욕망을 너무 부려도 안 되지만 너무 억제해서도 안 된다. 수식은 중도의 실천이어야 한다.

결국 불교 수행은 마음이 집착이나 혼란을 막는 것이다. 《달마다라선경》 상권, 제7 <수행방편도안반결정분(修行方便道安般決定分)>에서는 숨을 헤아릴 때의 가장 이상적인 수가 열이라는 것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수를 행할 때에 한 번 들어오면 헤아려서 하나로 하고, 나가는 숨을 섞어서 헤아리지 말며, 마음을 균일하게 하여 수를 흩어지지 않게 한다. 이와 같이 열에 이르고, 그 열에 나가는 숨을 버리지 않으면 이에 따라서 결정을 얻는다. 곧 구족된 근본수를 성취한 것이다. 다시 여러 수의 법이 있으므로 방편을 수행한다. 만일 근본수법을 결정할 수 없으면, 숨을 촉급하게 하여 감득하기 쉽게 하고, 방편으로 마음을 생하게 한다. 마땅히 나가는 숨을 버리고 들어오는 숨을 헤아려야 한다.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면 둘의 수를 센다. 만일 이런 것도 결정하지 못하면 나가는 숨이 열을 넘은 뒤에 들어오는 숨을 하나로 헤아린다.

마음이 바르게 되어 흩어지지 않으면 점차로 구족하게 된다. 이를 수행자의 열 가지 수의 성취라고 한다. 이러한 열 가지 법은 곧 수의 극치이다. 그 이상은 다시 버려야 한다. 수를 더하는 것은 수행이 아니다. 이와 같이 수를 수행하면 곧 수의 법을 이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