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7-4. 마음이 마음을 본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7:07

7-4. 마음이 마음을 본다

마음의 모습을 관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인연이 있다. 안에 있어서 악을 끊고 도를 생각하고, 또 하나는 다섯 가지 즐거움과 여섯 가지 쇠퇴를 마땅히 제거하여 끊는다. 관은 스스로 몸을 보는 것이지만 몸은 거칠고 미세함을 알지 못한다. 이것을 깨달아 얻음으로써 마음과 마음의 모습을 관한다. 마음과 마음의 모습을 관하는 숨 또한 마음이다. 헤아리는 것도 마음이니, 헤아릴 때 숨을 관하는 것도 마음과 마음의 모습을 관하는 것이다.

해설
마음의 모습을 관한다는 것은 마음을 관찰하여 그 마음이 올바르게 나타났는지 아닌지를 아는 것이다. 이런 의상관(意想觀)을 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안으로 자신의 마음이 악하게 나타난 것을 없애고 진리를 생각하기 위함이다. 둘째는 다섯 가지 즐거움과 참된 본성을 쇠퇴시키는 여섯 가지에 끌리지 않고 그것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다섯 가지 즐거움이란 출가하여 도를 깨치면 세간의 고통을 영원히 없애는 즐거움, 선정에 들어 욕심을 떠난 즐거움, 산란한 마음을 없애고 고요 속에서 얻는 즐거움, 무상도를 이룩하여 법을 얻는 즐거움, 생과 사의 고통을 떠난 열반의 즐거움이다. 여섯 가지는 곧 눈, 귀, 코, 혀, 몸, 마음이라는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을 말한다. 이처럼 오락(五欒)과 육쇠(六衰)를 억제하고 조절하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의 모습을 잘 관찰해야 한다. 따라서 관찰한다는 말은 스스로 우리 자신을 관찰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는 '도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음은 수시로 일어나는 심리현상이나 생리현상을 보고 알 수 있으나 몸은 그렇지 않다. 마음은 인식능력이 있으나 몸은 없기 때문이다. 인식능력은 크고 작음을 알지 못하나 몸에 있는 감각기관은 다르다. 몸은 물질이지만 감각기능은 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모습을 관하는 것은 몸을 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마음이 마음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마음이 없으면 마음의 모습도 없으므로 볼 수도 없다. 숨도 마음이 숨의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관했을 때에야 있게 된다.

수를 헤아리는 것도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므로 수 또한 마음이다. 숨의 출입을 관찰하는 주체도 마음이니 안반념법은 마음이 마음을 관찰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