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7-9. 사물의 진실은 본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7:11

7-9. 사물의 진실은 본다

법의 그침을 관한다는 것은, 일체의 사람이 모두 자신의 몸을 몸으로 삼는 것이다. 살펴 헤아리면 나의 몸이 아니다. 눈이 있어서 색이 있으니, 눈도 몸이 아니고 색 또한 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으면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색이 있어도 응하는 바가 없다. 몸도 이와 같다. 그러나 식(識)이 있어도 몸이 아니다. 식은 형상이 없고 또한 가벼워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마음을 헤아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헤아림을 얻으면 법의 그침을 관하게 된다. 또한 악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침이고, 악을 생각하면 그침이 아니다.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해설
법의 그침을 관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설명하고 있다. 법의 그침은 걸림 없이 일체 존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관한다는 의미이다. 법이란 일체의 사물로써 형태가 있는 것과 없는 것, 모두 법이다. 법을 보고 마음이 한 경계에 머물러서 움직이지 않으면 그친 것이다.

사물의 실상을 올바르게 알려면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아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몸을 자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내 몸은 매 몸이 아니다. 내 몸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곧 나를 안 것이다. 나의 몸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남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는 연기의 도리 때문이다.

나의 몸이 나의 몸이 아니므로 눈 또한 마찬가지이다. 눈이 있으므로 색이 있다. 반대로 색, 즉 사물이 있으므로 눈이 있다. 그러므로 눈도 나의 것이 아니고 사물도 나의 것이 아니다. 눈이 없으면 보는 대상도 있을 수 없다. 눈이 없으면 사물이 있어도 눈이 그것을 파악하지 못하니 사물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눈뿐만 아니라 몸의 모든 감각 기관, 또한 인식작용인 식(識)도 나의 것이 아니다. 인식작용도 항상 움직이고 변하기 때문에 실체가 없다.

이처럼 물질이나 정신의 모든 것이 실체가 없음을 알면 그것이 법의 그침을 보는 것이다. 법이 인연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다. 마음에 악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 역시 법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악한 생각을 갖지 않으면 악한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마음이 고요히 그치게 된다.

모든 법에 끌리지 않고 법 그대로를 관찰하는 것이 호흡법이다. 이 법의 그침을 관하는 호흡이 안반수의이다. 호흡을 하되 호흡과 하나가 되면 마음과 숨이 하나가 되어 들어오고 나가는 숨이면서 나가고 들어옴이 없고, 마음과 숨이 없는 상태에 이른다. 이러한 경지가 곧 청정한 호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