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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의 법이 있다. 안의 법은 자신이요 밖의 법은 남이다. 계(戒)와 법9法)을 가짐이 있고, 계와 법을 가짐이 없으면, 이것이 안과 밖의 법이 된다. 안의 법이란 곧 지혜롭게 행하여 서른일곱 가지 가르침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일체의 나머지 일은 마음이 (잘못된 곳으로) 떨어지지 않고 적중하니, 도를 행하여 도를 얻으면 안의 법이 된다. 밖의 법은 생사에 떨어진 것이니, 생사로 간다. 곧 생사를 얻어서 일체를 벗어나지 못하면 마땅히 끊어야 하니, 이미 끊으면 안과 밖의 법의 그침을 관하게 된다.
해설 내 문제와 남의 문제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나는 계를 잘 지키지만 남이 잘 지키지 않으면 도를 행하는 데 지장이 생긴다. 안의 법이란 나 자신의 법이요, 밖의 법이란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의 법이다. 남의 계는 지키지 않고 나의 계만 잘 지키면 안과 밖이 각각 떨어져있는 것이므로 도가 행해진다고 할 수 없다. 내가《삼십칠품경》의 가르침을 잘 지켜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잘 실천하면 일체의 나머지 일도 잘못되지 않고 안의 법에 부합된다. 이렇게 되면 그대로 행하여 도를 얻는 것이니, 곧 안으로 나 자신의 법을 지킨 것이 된다.
한편 남과 더불어 남을 버리지도 말고 남에게 끌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길을 닦아 나가야 한다. 일체 속에서 일체를 끊음이 바로 안과 밖의 법에 끌리지 않고 법 그대로 보는 것이다. 일체란 안팎의 모든 것이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은 중도에 떨어지지 않고 중도를 걷은 것이다. 중도를 걸으려면 나와 남의 관계가 연기의 도리 그대로 있어야 한다. 나와 남이 다같이 바른 길을 가야 한다. 안과 밖이 대립되고, 나와 남이 각각 다른 길을 간다면 중도가 아니다.
호흡도 마찬가지이다. 숨의 출입과 마음이 함께하고 리듬이 맞아야 한다. 몸과 정신, 숨과 마음, 나의 계법과 남의 계법이 각각 나누어지지 않고 깨달음의 길을 같이 가면 그것이 도를 얻음이요 도가 행해지는 것이며 생과 사를 떠난 것이다. 생과 사를 떠난다는 것은 생과 사속에서 생과 사에 걸리지 않는 다는 뜻이다. 일체를 벗어나지 않고 일체를 끊음이 바로 중도이다.
나의 지계(持戒)와 남의 지계가 맞아서 각기 나누어지지 않으면 남과 나는 하나가 된다. 나와 남의 구별이 없으니 나의 법과 남의 법도 있을 수 없다. 나의 법이 그치고 남의 법이 그치면 나와 남이 없는 청정한 세계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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