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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되, 어떤 것이 《삼십칠품경》을 염하는 것입니까. 답하되, 곧 수식, 상수, 지, 관, 환, 정의 행, 이 여섯 가지가 《삼십칠품경》을 염하는 것이다.
해설 《삼십칠품경》을 염하는 것과 '아나파나사티'와의 관계, 다시 말해 《삼십칠품경》의 내용이 바로 '아나파나사티'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의지와 사의념단과 사신족의 열두 가지가 수식으로부터 이루어지고 이뿐만 아니라 37종이 '아나파나사티'로부터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는 어떤 이유에서인가, 이미 사신족이 얻어지면 신근(信根)이 이루어졌다고 하고, 심신이 견고하게 되면 정진근(精進根)이 이루어졌다고 하고, 생각해야 할 법을 생각하게 되면 의근(意根)이 이루어졌다고 하고, 마음이 전일하게 되면 정근(定根)이 이루어졌다고 하고, 능히 법을 분별하여 그 법이 가는 곳을 알면 지혜근(智慧根)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것이 오근이니 '아나파나사티'에 의한 사신족에서 오근이 구족된 것이다.
오근 중 신근의 힘에 의해서 믿음이 확립되어 마음에 온화함을 얻으면 신력(信力)을 얻고, 이로 인해서 정진력(精進力), 의력(意力), 적의력(寂意力), 지혜력(智慧力)도 얻는다. 그러므로 '아나파나사티'는 오력의 바탕이 된다. 뿐만 아니라 오력이 성취되어 능히 제법에 두루 미치면 곧 심각의(心覺意)(염각의(念覺意))이다. 이런 힘에 의해서 제법을 분별하게 된다.
이것이 곧 택법각의(擇法覺意), 정구제법각의(精求諸法覺意)이다. 또한 다시 심신이 견고하게 되니 정진각의(精進覺意)다. 이때에는 마음에 기쁨을 가지고 소망대로 얻어진다. 이것이 희각의(喜覺意)요, 몸과 마음이 서로 의지하여 믿음이 유연하게 흩어지지 않으니 신각의(神覺意)다. 또한 마음이 한결같이 고요하니 정각의(定覺意)다. 마음에 음행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의 번뇌의 때가 없어지는 것을 보고 뜻하는 바가 이루어져 호각의(護覺意)를 얻는다. 이로써 일곱 가지 깨달음(七覺支)의 세계가 얻어진다.
이처럼 깨달음이 얻어지면 모든 존재의 진실을 볼 수 있으며 모든 사물이 공이므로 인연에 의해서 생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정견(定見)이다. 모든 생각이 그릇되지 않으면 정념(正念)이다. 또한 몸과 마음이 견고하니 정명(正命)이다. 올바른 방편에 의해서 움직이고 마음이 진리를 향해서 움직이니 정사유(正思惟)다. 그때의 마음이 전일하니 정정(正定)이다. 몸과 마음이 짓는 바 없이 모두 청정하면 정어(正語), 정업(定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이니, 이로써 여덟 가지 바른 길을 성취할 수 있다. 이들 팔정도 중에서 정견과 정념, 정명은 관에 속하고, 정정과 정의는 지에 속한다. 이 지와 관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이 수레를 목적지로 달려가게 한다.
만일 마음이 한결같이 무루심(無漏心)을 유지하면 《삼십칠품경》에서 설하고 있는 37종의 법을 구족하게 된다. 이와 같이 '아나파나사티'는 지와 관의 두 수레를 갖추었으니 이들 여섯 가지 단계가 행해지면 바로 37종의 법을 염하게 된다. '《삼십칠품경》을 염한다.'는 《삼십칠품경》 37종의 법을 구족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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