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2-14. 內觀과 外觀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20:50

12-14. 內觀과 外觀

 

관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밖을 보고, 둘째는 안을 본다. 몸에 36가지가 있음을 관한다. 상대하는 일체의 존재는 모두 외관에 속하고, 무소유는 도가 되어 내관이 된다.
관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몸의 네 가지 빛을 관하니, 곧 검고 푸르고 붉고 희다. 둘째는 생과 사를 관한다. 셋째는 구도(九道)를 관한다. 흰 것을 관하면 검은 것을 보아 부정함이 되니, 마땅히 앞서 듣고 배워 뒤에 도를 얻는다. 아직 도를 얻지 못했으면 들어서 다른 것을 얻어 증득하여 알게 된다.
관에는 네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몸을 관하고, 둘째는 마음을 관하고, 셋째는 행을 관하고, 넷째는 도를 관한다. 이것이 네 가지 관이다. 비유하면 사람이 사물을 지키다가 도둑이 오면 물건을 버리듯이 도둑이 이미 관을 얻었음을 보면 곧 몸을 버리고 물건을 보는 것이다.

해설
나의 몸이나 남의 몸의 부정을 관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다시 두 가지, 세 가지 , 네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진다.

두 가지 방법은 안과 밖을 보는 것이다. 밖으로는 몸에 있는 36가지의 소유물, 즉 36의 부정물을 본다. 밖의 12, 안의 12, 기관의 12, 합하여 36이다. 밖에서 보이는 12는 머리털, 몸털, 손톱, 발톱, 이빨, 눈곱, 눈물, 침, 가래, 오줌, 똥, 때, 땀 등이다. 안의 12는 간장, 담, 장, 위, 비장, 신장, 심장, 폐장, 생장(生臟), 숙장(熟臟), 적담(赤痰), 백담(白痰) 등이라고 한다. 기관의 12는 겉피부, 속피부, 피, 살, 힘줄, 혈맥, 뼈, 골수, 기름덩이, 기름기, 뇌, 막 등이다. 이들 부정물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대명삼장법수(大明三藏法數)》권 48에 의거했다. 하여튼 이러한 일체에 대해서는 모두 밖으로 관하고, 밖으로 관할 수 없는 것은 가지고 있는 많은 도, 곧 진리인 법이다. 그러므로 인연의 도리 등이 바로 안으로 보는 것이다. 밖의 사물을 통해서 그 안의 근본도리를 보아야 한다.

또한 관에 있어서 몸을 봄에 첫째로 검고, 푸르고, 붉고, 흰 네 가지 색을 보기도 하고, 둘째로 몸이 생하고 멸하는 모습을 관하기도 하고, 셋째로는 아홉 가지 길을 관한다. 아홉 가지 길은 검고, 푸르고, 붉고, 흰 것을 각각 구별하여 보고(4), 다시 생하고 멸함을 보고(2), 흰 것을 보면 동시에 검은 것을 보아서 부정임을 안다(1). 또한 붉은 것을 보면 동시에 흰 것도 보아 붉은 것이 흰 것으로 바뀜을 안다(1). 앞에서 들어서 배운 것을 다시 확인하여 도를 얻도록 해야 한다(1). 아직 도를 얻지 못했으면 들어서 다른 것을 증득하여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어떤 사물의 실상을 올바르게 알려면 나타난 모습을 그대로 보는 동시에 상대되는 다른 것을 같이 관찰하거나, 앞뒤 관계를 살펴서 관하거나 생하고 멸하는 모습을 관해야 한다고 설법하고 있다.

경에서 말한 '아직 도를 얻지 못했으면 들어서 다른 것을 얻어서 증득하여 알게 된다.' 는 하나를 들어서 진리로 증득되지 않았을 때에는 들어서 안 것은 올바른 관찰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듣고 다른 방법으로 관하여 증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관하는 방법이 올바를 때에는 도를 얻게 된다. 마치 어떤 도둑이 무엇인가를 훔치러 들어왔을 때 그 물건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버려야 한다는 말과 같다. 집착하면 도둑에게 물건을 빼앗기게 되고 목숨까지도 잃게 된다. 물건을 버리면 소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도둑이 사람을 해칠 일도 없고, 물건을 버렸으니 가져갈 수도 없어서 내 몸과 물건을 잘 보존하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부정함을 알았을 때에는 버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버린다.'는 집착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집착을 버림으로써 모든 것을 얻게 된다. 도둑이 물건을 훔치러 왔을 때는 주인에게 훔쳐갈 만한 물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물건을 버리면 도둑이 생각이 잘못된 것이 된다. 만일 그 도둑이 몸을 해치려고 한다면 모도 버려야 한다. 몸을 버리면 도둑은 물건을 가지고갈 것이다. 몸을 버린다는 것은 몸에 대한 집착을 버린다는 뜻이다. 몸을 버려서 몸도 가지고 가라고 한다면 도둑은 물건만 가져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비유를 들어 어떤 것을 지키고자 할 때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버린다는 것은 마음을 쉬고 그치면 끊는다는 의미이다.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것에 집착함으로써 스스로 노예가 되고 고를 짓는다. 선에서는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말을 쓴다. 모든 것을 버리라는 뜻이다. 붓다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셨기 때문에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불교의 선에서는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진일보(進一步)하라.'고 했다.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크게 내딛으면 그 한 걸음 속에 영원과 일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