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2-13. 觀의 안과 밖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20:49

12-13. 觀의 안과 밖

 

스스로의 몸을 관하다 함은 교계하여 남의 몸을 관하다는 뜻이나 마음이 그치지 않으면 모름지기 스스로의 몸을 생각하여 머물렀다가 곧 바꾸어서 남의 몸을 관할 땐 살결이 희고 검은 눈썹, 붉은 입술을 본다. 살찐 모습을 보고서는 마땅히 죽은 사람의 부은 모습을 생각하고, 흰 색을 대하면 마땅히 죽은 사람의 뼈를 생각하고, 검은 눈썹을 보면 마땅히 죽은 사람의 눈썹을 생각하고, 붉은 입술을 보면 마땅히 피의 붉음을 생각할지니, 몸의 모든 소유를 교계하여 얻음으로써 마음이 곧 바뀌어 다시 몸을 사랑하지 않게 된다.
관에는 안과 밖이 있다. 질투와 노여움과 어리석음은 마땅히 안을 관하고, 탐음은 마땅히 밖을 관한다. 탐은 떳떳함이 아니니 마땅히 패함을 생각할지며, 음은 마땅히 소유에 대한 악로(惡露)를 생각할지니, 스스로의 음을 관하는 것과 같이 하여 마땅히 사의단을 생각할지니라.

해설
나의 몸을 관하여 몸이 깨끗하지 않음을 알기는 쉽지 않다. '내 똥은 구리지 않다.'는 속담처럼 내 것은 모두 좋게 보이고 남의 결점만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므로 나를 보기 전에 남을 보는 것으로 미루어 나를 알 수도 있다. 남의 몸을 관하여 그 몸의 부정함을 보고 마음이 그치지 않으면, 다시 나의 몸을 생각하여 나의 몸에서 부정함을 보고, 그 마음을 남에게 돌려 남의 몸도 부정함을 알 수 있다. 어떤 방법을 취하든지 나의 몸에게 돌려 남의 몸은 모두 깨끗하지 않다는 부정관(不淨觀)을 닦아서 마음의 집착을 끊어야 한다.

남의 몸의 부정을 관하는 데에는 순서가 있다. 깨끗하고 좋게 보이는 것들을 통해서 부정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흰 살결, 검은 눈썹, 붉은 입술은 보기 좋고 사랑스럽다. 그러나 이런 것을 보면서 결국은 없어져서 흉하게 변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죽은 사람의 살, 눈썹, 입술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남의 몸이 모두 이처럼 애착할 바가 못됨을 알면, 마음이 바뀌어 몸을 사랑하지 않게 되어 집착하지 않고 고를 벗어날 수 있다.

몸을 떠나려면 몸을 통해야 하고 마음을 떠나려면 마음을 통해야 한다. 부처님은 이를 방편이라고 했다. 지혜는 좋은 방편이다.

나의 몸이나 남의 몸을 관함에는 밖을 관하는 부분과 안을 관하는 부분이 있다. 탐욕과 음행 등은 밖을 관한다. 이들의 밖에 드러난 모습을 보는 것이다. 질투와 노여움, 어리석음은 안을 관한다.

탐욕은 결국 그로 인해서 몸을 망치게 되니 눈으로 볼 수 있다. 음행도 음행에서 나오는 더러움을 생각하면 그에 대한 애착이 없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몸으로 짓는 악을 끊고 마음으로 짓는 악을 끊기 위해서 나와 남을 관찰하는 수행을 한다.

나와 남의 몸을 관하여 깨끗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깨끗하다고 생각했던 전도를 끊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함에 다시 집착하게 되어도 잘못이다. 우리의 몸은 깨끗하지도, 더럽지도 않다. 오히려 정과 부정을 넘어서 있다. 일체가 청정하니 어찌 부정이나 정이 있을 수 있으랴. 지혜의 극치인 반야바라밀다에 있어서는 일체가 청정하다.

불타의 가르침은 모두가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서 고를 없애게 하기 위한 자비심으로 설해졌다. 모든 법문은 선교방편(善巧方便)이니 지혜와 방편은 둘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의지나 사의단 등은 범부의 번뇌를 끊어주기 위한 방편을 선교하게 설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