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2-15. 觀과 四意止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20:52

12-15. 觀과 四意止

 

관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밖으로 여러 가지를 소유한 색을 관하고, 둘째는 안으로 무소유를 관한다. 공을 관하면 이미 사선을 얻은 것이고, 공무소유를 관하면 마음이 있으면서 없는 무소유에 이른다. 이것이 공이다. 또한 곧 네 가지를 버리면 사선을 얻는다. 세간의 일을 끊고자 하면 마땅히 사의지를 행할지니라.

해설
부정함을 관하는 데에는 두 가지 길이 더 있다. 하나는 밖으로 나와 남이 가지고 있는 몸을 관하는 일이요, 둘째는 안으로 무소유, 곧 아무것도 갖지 않은 실체가 없는 마음을 관하는 일이다.

밖의 소유인 색은 인연소생이니 인연에 의해서 생멸하므로 실체가 없으며 사랑할 바가 아님을 알게 된다. 또한 마음도 인연에 의해서 생멸하므로 고도 아니고 낙도 아님을 알면 공을 보게 된다. 공을 보았다면 이미 사선을 얻은 것이다.

사선이란 초선에서는 탐욕을 버리고 모든 악이 없어져서 느끼고 관하는 바에 따라 기쁨을 느끼고, 이선(二禪)에서는 깨달은 바도 없고 보는 바도 없는 삼매 속에서 기쁨이 있으며, 삼선(三禪)에서는 마음에 기쁨도 없고 오로지 깨달음으로 인해 즐거움을 느끼며 성현과 더불어 서로 즐길 뿐이며, 사선(四禪)에서는 고나 낙이 이미 사라지고 근심이 없이 청정하다. 이러한 사선을 얻으면 이미 공무소유를 관한 것이다.

공무소유란 공의 세계에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로 고도 없고 즐거움도 없으니 무소유다. 마음이 있으면서 없으니 공이나 아무것도 없는 허망한 상태는 아니다. 마음이 있으면서도 없고, 무소유 속에 소유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연법 자체가 된다. 인연법은 자성이 없으므로 공이라고 하나 공은 실체적으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연기(緣起) 생멸이기 때문이다.

공무소유는 인연의 모습이다. 인연을 보면 인연법을 따른다. 인연법을 따르므로 버리는 행위가 곧 얻음이다. 인연이란 버리면 얻고, 얻으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릇된 전도인 상, 낙, 아, 정을 버리면 무상, 고, 무아, 부정을 얻게 된다. 범부가 가지는 상, 낙, 아, 정을 버리고 무상, 고, 무아, 부정을 얻으면, 이것이 사선의 세계로서 범부의 세간적인 중생심이 끊어진 상태다. 세간의 일을 끊고 범부의 전도심을 끊으면 그 자체가 사의지요, 사의지가 이루어지면 사의단(四意斷)이 따라서 얻어진다. 모두 인연법 그대로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