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3-5. 善意와 道意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21:08

13-5. 善意와 道意

 

묻되, 어떤 것이 선의가 되고, 어떤 것이 도의가 됩니까. 답하되, 서의지단, 신족, 오근, 오력이 선의가 되고, 칠각의, 팔행이 도의가 된다. 도와 선이 있으면 세간의 선이 있고, 사의지로부터 오근과 오력에 이르기까지가 도의 선이 되고, 불음, 양설, 악구, 망언, 기어, 탐, 진, 치는 세간의 선이 된다.

해설
악을 끊고 선으로 나가는 마음과 도를 행하는 마음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설하고 있다. 선과 도는 서로 떠날 수 없지만 선에 의해서 도가 있으니 선이 원인이면 도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사의지, 사의단, 사신족, 오근, 오력은 선한 마음이므로 칠각의와 팔정도로 가는 인연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칠각의나 팔행은 도를 행하는 마음이 된다. 선을 택하는 마음이 원인이 되어 도를 행하는 마음이 얻어진다. 이렇듯 도와 선은 인연관계에 있다. 선의에 의해서 도의가 있게 되니 도와 선은 연기의 도리를 보인다.

도가 행해진다는 것은 선이 행해진다는 뜻이다. 무엇이 앞이고, 무엇이 뒤라고 할 수 없다. 인연이란 이것과 저것의 앞뒤를 따질 수 없이 서로 떠나지 않고 의지하고 있는 관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선이 앞이고 도가 뒤인 것 같으나 그렇지 않다. 꽃이 먼저냐, 열매가 먼저냐 하는 문제와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꽃이 먼저요, 열매가 나중인 것 같으나 그렇지 않다. 이미 꽃 속에 열매가 있었기 때문이다. 꽃에서 열매를 보고 열매 속에서 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인연법이란 이와 같다. 삶 속에서 죽음을 보고 죽음 속에서 삶을 보아야 법을 본다고 할 수 있다.

선한 마음을 가졌으면 이미 도를 행하고 있음이요, 도를 행하고 있으면 이미 선의가 행해지고 있음이다. 경에서는 도를 떠나지 않는 선을 '도의 선'이라고 하고, 세간에 나타난 선을 '세간의 선'이라고 했다. 도의 선은 세간의 선으로 나타난다. 진(眞)의 세계가 '도의 선'이라면 속(俗)의 세계가 '세간의 선'이다. 진과 속은 둘이 아니며, 진을 떠나서는 속이 있을 수 없고, 속을 떠나서는 진이 있을 수 없으므로 도의 선은 반드시 세간의 선으로 나타난다.

이 세상에서 선이 행해지면 도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양설, 악구, 망언, 기어, 탐, 진, 치를 떠난 것이 세간의 선이요, 음란하지 않음이 세간의 선이다. 세간의 선은 사의지로부터 오근과 오력이 구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도의 선이 성취되면 자연히 행동이나 말이나 마음으로 나타나서 불음 등 세간의 선으로 나타나게 된다.

선의와 도의가 인연법으로 상응하니 도는 바로 우리 마음속에 있지 않은가. 마음의 바르고 고요함 속에 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