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선수행의 목적 (1)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18:00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선수행의 목적 (1)

깨달음 추구하며, 세상중생 구제

불교는 개인적인 깨달음 성취와 중생제도를 통한 불국토 건설이라는 두 가지를 기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완성 이후 중생제도라는 선후관계가 아니라 둘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는 관점에 있다. 흔히 말하는 자리이타의 수행과 실천이다.

선수행의 목적 또한 같은 입장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깨달음을 추구하면서 세상의 중생들을 구제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깨달음을 이루고 중생을 제도하며 살아가는 이런 존재를 특히 조사선에서는 ‘부처와 같은 조사’라는 의미에서 조불(祖佛), 또는 ‘살아 있는 부처’라 하여 활조불(活祖佛)이라 한다. 바로 이런 조불의 삶이 선의 궁극적 목적이다.

그렇다면 개인적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참된 자신의 본성, 부처의 성품, 여래의 씨앗, 본래면목 등 다양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지만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 대한 깨달음이다. 일단 마음은 만유 만법의 근원이자 현실 실상의 제반 모습으로 설해진다.

마음이야말로 도의 본질이며(心是道體), 자기의 현재 마음이 바로 부처(卽心是佛)이고, 또한 자신의 마음이 온 세상을 만들어 낸다(心能作佛 心作衆生 心作天堂 心作地獄)고 한다. 본디 도요, 부처의 세계인 자신의 마음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자로 인간의 행·불행은 물론이고 삼라만상의 정신과 물질계 그 모든 것들이 마음에 의해 나타나는 소산물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마음은 과거의 무한 세월 이전부터 절대로 더럽히지 않는 이법을 갖추고 있으면서 불가사의한 묘용력을 보유하고 현실의 제반사에서 활발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 불가사의한 묘용력에 의해 사람들은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날 수가 있으며, 반대로 무지의 중생은 나타난 마음의 모습, 곧 사랑하고 미워함, 바름과 그름 등의 지견을 일으키고 그것에 애착과 혐오심을 내 중생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에서는 이 마음의 상태를 바로 살피도록 하고 있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등의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질 때 그 본모습을 올바로 살피라는 것으로 그 마음을 알면 백천의 지혜가 나타나 부처로 살 수 있고 모르면 중생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달마가 자신의 마음 세계를 확실히 깨달았을 때 그것이 곧 해탈이라고 한 것도 바로 이런 의미이다.

마음을 주된 테마로 하고 있는 것은 초기 선종사이나 인간에게 나타난 여러 문제점들을 관찰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인도에서의 관법 역시 마음 살핌에 대한 변형이며, 간화선 또한 마음으로 나타난 현상계의 근원 문제를 주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의 연장선상에 있고, 묵조선도 마음의 본래적 모습에 합치하려는 수행법이다.

선은 특히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이를 이루고자 함에 그 특색이 있다.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업장 소멸을 생명을 바꿔가며 오랜 세월 수행 끝에 이루는 것이 아니라 바로 금생에 그 윤회의 수레바퀴를 끊고 조불로서 살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