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선수행의 필요성 (1)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18:02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선수행의 필요성 (1)

욕망 극복, 마음 안정. 주체적 삶도 확보

과학과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 있어 선수행이 어떤 효용성이 있으며, 그 필요성은 어디에 있는가?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이루고 부처나 조사와 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선의 본래적 모습에 대한 추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선의 수행 그 자체에, 혹은 과정에 나타나고 있는 여러 효능들이 복잡다단한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비록 기능선적 요소이지만 이는 선수행이 가진 마음과 육체, 그리고 생활이라는, 곧 심리적, 신체적, 생활적 측면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의거한 것으로 심리적 측면에는 욕망의 극복과 마음의 안정과 평온, 신체적인 면으로는 질병 치유와 건강 유지, 생활적 측면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의 자세 등 많은 내용들이 언급된다.

심리적 측면, 즉 선수행이 인간의 마음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소위 삼독심(三毒心)으로 대표되는 중생의 현상적 마음 상태를 자재와 공영(共榮)의 방향으로 바꿔놓으며, 사물을 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해 마음의 고요와 평온을 획득하게 한다.

욕망이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소이자 추진력이 되기도 하지만 그 지나침과 빗나감으로 인해 자신과 모든 이들을 파탄으로 이끄는 원동력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쾌락과 향락, 물질만능과 배금주의, 이기주의 등 오늘날의 폐해들이 모두가 이에 바탕하고 있다는 것 또한 많은 식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욕망의 완전한 부정과 금지는 중생에겐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고, 이런 면에서 교설에서는 이기적 욕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하는 이타적 원력의 마음을 갖도록, 혜능은 소욕지족할 줄 아는 인간, 그러면서 재물과 색욕으로부터 벗어난 존재를 부처라 하며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을 설하고 있다.

사유의 중지, 곧 모든 마음을 가라앉히고 번잡한 생각을 그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선수행은 이런 욕망을 인위적으로 극복하는 게 아니라 이를 자연스럽게 이루도록 해준다. 의도적 시도는 이겨내야 한다는 힘든 과정을 수반하지만 선수행은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어느 사이에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있는 방법인 것이다.

마음의 고요와 평온은 마음의 가라앉힘을 통해 얻어지는 단순한 편안함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 지적처럼 현대사회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모습들과 많은 과제를 안고 있고, 전달매체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홍수, 이에 편승한 정신문화의 범람 등 수많은 억설들을 대하는 하나의 현상을 결코 바르게 인식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선수행은 이런 사회현상, 살아가는 자신의 모든 주변들에 대해 종합적이고 전체적으로 곧바로 보게 하는 직관력을 키워준다. 이 직관력에 의해 사물을 바르게 보고 거기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도 자재롭게 활용하는 묘용력을 갖추게 되며, 이에 의해 마음의 고요와 평온이 얻어지게 된다. 육조가 말한 내외명철(內外明徹)에 의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