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선수행법의 변천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18:13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선수행법의 변천

선수행의 방법은 두말할 나위 없이 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된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것도 선수행에 의한 것이었으며, 깨달은 이후 고통의 중생세계를 벗어나도록 가르치신 여러 방법 중에서도 핵심은 선수행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주된 수행법이 되어 있는 간화선이 나타나기까지의 과정에는 상당한 변천이 있다. 현재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전통의 간화선과 최근의 위빠사나지만 인도에서 중국으로, 엄밀하게는 위빠나사에서 대승의 삼매, 그리고 달마에서 육조와 마조기의 수행법 및 이후 송대의 간화·묵조선의 행법으로 변화되어 있다.

위빠사나의 행법은 많은 것들이 있지만 관법(觀法) 중심이며,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수행자가 살아가면서 겪고 있는 중요 문제나 단계 단계를 공부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대상으로 하여 참구, 해결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형태이다. 이른바 오정심관(五停心觀)을 비롯해 구차제정(九次第定), 그리고 선비요법경(禪秘要法經) 등에서 설하고 있는 30단계의 행법들이 그것이다.

이런 방법은 대승에 이르러 삼매의 행법으로 전개되고 있다. 법화나 화엄 등 여러 대승경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로, 이들은 삼라만상 전체를 하나의 삼매로 귀결시키고 그 삼매의 현현을 통해 일체를 해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선종 초조 달마에서 마조까지의 초기 수행법은 이를 이론적 전거로 하면서 사유형태에 있어서는 모든 사량분별을 완전히 배제한 무심(無心)이나 무념(無念)을 이루는 방법이다. 달마어록에 보이는 무심은 일체의 분별심이 없이 마음 자체가 무심으로 있는 것을 말하고, 혜능 등이 말하는 무념은 삶 속에서 하나의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 없이(無住) 반야의 지혜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맥락에서는 통한다. 곧 일체의 번뇌심을 제거하고 부처의 상태에 있는 근본 본성을 체득하여 이를 생활속에서 구현해내는 방법이다.

송대에 나타나고 있는 묵조선의 수행은 바로 이 초기 수행법의 계승이다. 묵조선은 모든 중생들은 본래 깨달음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를 좌선을 통해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며, 이런 방법은 오히려 망선사정(妄禪邪定)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근원의 문제를 내포한 하나의 과제(화두)를 참구하여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 간화선이다.

주목되는 점은 중국에서의 수행법은 인도에서의 방법과는 달리 과정과 절차를 배제하는 돈수(頓修)적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범부, 외도, 성문, 연각, 보살 등 단계적 깨달음에 대한 헤맴을 끊어버리는 것이 수행이요, 단계적 수행을 통해서는 열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는 달마어록을 비롯해 이는 조사선의 기본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