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호흡법 (6) - 수식(隨息)과 지식(止息)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20:36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호흡법 (6) - 수식(隨息)과 지식(止息)
 
호흡·생각 일치시켜 ‘오욕락’을 멈추는 것...

〈안반수의경〉에 의하면 호흡과 관련된 중요 행법으로 세 가지가 언급되고 있다. 이미 기술한 숫자를 세는 수식(數息)과 서로 따르는 수식(隨息), 마음을 멈추는 지식(止息)이다. 경에서는 이 셋은 외부의 것이며, 내부의 관(觀)·환(還)·정(淨) 셋과 합해져야 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여섯은 동시적인 것이 아니라 단계적인 것으로 마치 땅을 갈아 종자를 뿌려 열매를 얻는 것처럼 순서가 있으며, 수식(數息)은 생각을 차단하는 것, 수식(隨息)은 생각을 거두는 것, 지식(止息)은 생각을 일정하게 하는 것, 관(觀)은 생각을 제거하는 것, 환(還)은 생각이 한결같게 하는 것, 정(淨)은 생각을 지키는 것이라 한다. 곧 바깥과 안을 차단하고 잘못을 그치며 모든 생각을 끊는 여섯의 차제적 방법이며, 그 중에 셋이 호흡법으로 설명되고 있는 것이다.

수식(隨息)에 대해 경에서는 ‘숨과 호흡이 서로 따르는 것(相隨)’ 정도로만 언급되고 있을 뿐 자세한 설명은 없다. 그러나 ‘셀 때에는 생각이 숨에 있지만 세지 않을 때에는 생각과 숨이 각기 스스로 행동한다’, ‘숨이 수(數)를 얻지 못하여 잘못된 생각을 하면 함께 할 수 없게 된다. 잘못된 생각이 그쳐 수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어울려 생각을 같이 하는 것이다’는 내용으로 보아 호흡과 생각을 일치시키는 방법이 수식이다.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 마음을 집중하여 호흡에서 생각이 떠나지 않도록, 생각과 호흡이 하나가 되도록 하는 방법인 것이다. 다시 말해 숨이 코로부터 들어와 아랫배에 닿을 때까지, 다시 코로 나가는 전체 과정에 마음을 집중하여 생각과 호흡이 하나가 되도록 일치시키는 것이 수식이다.

지식은 숫자를 세는 것에 마음을 멈추는 것(數息止), 서로 따르는 것에 마음을 멈추는 것(相隨止), 코 끝에 멈추는 것(鼻頭止), 숨과 마음을 함께 멈추는 것(息心止)의 네 가지가 있다. 여기서 지(止), 곧 멈춘다는 것은 숨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오욕락이나 여섯 감각기관의 활동을 멈추는 것을 말한다.

특히 대표적으로 비두지가 설명되고 있는데, 이는 코 끝에 온 마음을 집중하여 숨의 출입을 살피는 것으로 그것은 모든 것이 코를 통해 출입하기 때문이라 하며, 여기에 마음을 두게 되면 악한 마음이 들어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고, 또한 그것을 막아 그치게 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 한다.

〈안반수의경〉에 의하면 오늘날 일부에서 지도하면서 지식법으로 가르치고 있는 방법, 즉 들이쉬고 숨을 멈춘다든가 내쉬고 멈추는 것, 몇 초를 멈추어야 한다는 것 등 숨을 멈추는 것을 지식법이라 하고 있는 것은 바른 방법이 아니다. 또한 ‘쓸데없이 다만 지(止)하려고만 하는 것은 공(空)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경의 가르침에도 유의해야 하며, 어느 호흡법도 절대시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