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호스님의 참선강좌] '마음 조절법'의 종류
간화선·위빠사나·묵조선 대표적.
현대사회 문제 극복에 효과 높아...
신체를 좌선 형태에 맞추어 바르게 하고 호흡을 익숙히 하였다면 다음은 선수행의 실제적 부분인 성찰의 대상, 이른바 ‘조심법’(調心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전과 조사의 어록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조심법’의 주된 내용은 오늘날 위빠사나로 통칭되는 남방의 수행법과, 대승경전에서 언급되고 있는 삼매의 행법, 그리고 중국에 들어 형성된 수(隋)대 천태의 관심문(觀心門)과 무념법(無念法)으로 나타나고 있는 육조 무렵 초기 중국선의 수행법, 이후 송대에 정립된 간화선과 묵조선이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위빠사나와 간화, 묵조선이며, 여타는 수행법의 변천과정에서 보이고 있는 행법들이다.
본 연재에서는 앞으로 이 세 수행법을 살펴볼 것이다. 보조 지눌스님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의 주된 수행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오직 간화선이지만 나머지 두 방법들도 수행자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효과나 현대사회가 가진 제반문제들에 대한 극복법으로서의 효용성이 크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는 각 선법에서 이야기하는 궁극적 경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또한 지극히 입문적이고 기초 단계에서의 것이지만 위빠사나의 문제해결식이나 세부성찰방식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기성찰에, 묵조선은 이기와 욕망으로 가득찬 사람들의 자기 반성이나 그 극복 등에 보다 커다란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 각 수행법들은 일정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부처님의 재세시부터 행해진 위빠사나는 전체적 형태에서 볼 때 그 행법이 세부화되어 있고 수행자에게 나타난 문제, 즉 대경(對境)에 직접적이며, 과정적이고 점층적인 구조를 띠고 있고, 삼매행법은 이의 세밀성과 단락성을 과제로 소치하면서 그것을 극복하고 근원과 현상의 전체를 아우르고자 나타난 방법이며, 천태는 둘의 결합을 시도한 것이다.
또 육조 무렵의 수행법은 이전의 다소 관념적 부분들을 삭제하고 ‘전체’를 인간 자신의 내면 문제로 보편화시켰다는 특색이 있으며, 묵조는 본래 깨달음 그 자체에 있다는 본래적 자각을, 간화는 깨달음을 구현해내는 가장 간명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가지, 본란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간화선의 구조나 체계의 이해를 원하는 사람은 천태의 이론과 수행체계를 꼭 살펴보기를 권한다. 삼종지관(三種止觀, 특히〈마하지관〉)의 여러 내용들, 즉 한 생각에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일념삼천설(一念三千說)이나 하나의 문제를 비논리 비사량적 방법으로 궁구해 깨달았을 때 완벽한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10境과 10乘觀法)들을 통해 화두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이에 의해 화두에 대한 확신과 강한 참구가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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